▲ 송애숙 한국부동산경매전문학원 원장 |
경매물건에 대한 정보는 대법원 법원경매정보검색창에 있다.
전국지방법원에서 경매기일과 물건의 소재지, 가격정보, 지적도, 사진까지 아주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많은 경매 물건들 속에서 강의 자료를 발췌하다 보면 가슴이 답답해져 오는 물건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어제도 00 지방법원의 물건을 경매사례로 선정해 공부하는 중에 등기부 등본상 1순위로 근저당이 아주 높은 금액을 채권 최고액으로 설정해 존재함에도 불구 같은 날짜에 임차인의 전입일자가 매각물건명세서에 존재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실례로 등기부 등본상 1순위 근저당의 권리날짜가 지난 1일인데 임차인의 전입일자가 같은 날인 1일이면 경매를 모르는 일반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임차인이 보호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계실 것 같다. 실은 이렇게 1순위 근저당과 같은 날짜에 전입하는 임차인들은 1순위 근저당이 존재하는지 모르고 그 물건에 처음부터 계약을 했고 잔금도 치른 것이다.
공인중개사도 마찬가지로 모르고 있던 사실이다. 임차인들은 잔금을 치르는 날 대부분 이사를 한다. 이사를 하고 동사무소에서 전입신고를 하고 임대차한 집에서의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임차인이 아침부터 중개사 사무실 가서 잔금 치르고 이사하고 전입하고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이에 이 경매물건의 소유자인 임대인은 그동안 준비해놓은 근저당설정 서류를 등기소에 접수한 것이다.
임차인이 전입한 그 날짜와 같은 날에.
이렇게 되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1순위 근저당이 순위배당에서 가장 먼저 배당받게 되고 같은 날짜에 전입신고를 한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 발생일이 다음날 0시가 되기 때문에 후순위가 되어 낙찰자에게 대항력이 없게 된다.
확정일자도 그날 발생하게 되어 낙찰대금이 그 물건의 채권금액을 모두 배당할 수 있는 금액에 낙찰된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고 1순위 근저당 금액이 모두 배당받고 남는 낙찰 잔금이 없다고 하며 소액임차인이 아닌 다액의 임차인은 한 푼도 건질 수가 없게 된다.
오늘 공부한 물건이 바로 그런 물건이었다.
임대차보증금이 8000만원이라서 소액임차인도 아니고 다액의 임차인인데 최저가로 분석했을 때 1순위 근저당권이 청구한 금액을 배당받고 나면 단돈 1원도 건질 수가 없는 정말로 가슴 시린 물건이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