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창희 ETRI 기술전략연구본부장 |
유가 상승은 직접적으로는 원유 수입단가의 인상이라는 문제를 야기시키고, 이는 다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각종 수출 제품의 생산단가를 상승시켜 국제적 가격경쟁력의 확보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각종 소비재의 가격 상승에 따른 내수시장의 침체와 투자부진으로 이어지게 되어 경제 전체의 불안정성을 증대시킨다.
이러한 유가 상승이라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시도의 하나로 최근 태양광 발전산업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태양광발전은 전 지구가 사용하는 에너지가 12Tw임에 반해 지구로 유입되는 태양에너지는 12만 Tw라는 점에 착안해 이의 활용성을 제고시킴으로써,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문제의 해결과 기후변화협약에의 적극적 대응을 모색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
특히, 반기문 UN 사무총장은 기후변화협약 참여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미국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들이 성과를 보이게 될 경우 범세계적인 친환경정책의 추진과 이를 통한 녹색성장정책의 기조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태양광발전산업은 반도체의 광기전력효과를 이용하여 태양빛을 직접 전기로 전환시키고, 이를 수요환경에 맞도록 전환`계통시켜주는 산업을 의미한다. 태양광발전산업의 발전전망에 대해서는 다양한 수치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GE 환경사업부문 볼싱어(Bolsinger )부사장이 지난 6월 방한시 위클리 BIZ와의 인터뷰에서 ‘10년 후 빌 게이츠를 능가할 부자는 태양전지 모듈을 생산하는 중국회사인 Suntech의 스정룽 회장’이라고 했다는 점에서도 태양광 발전산업의 전망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낙관적 전망에 따라 국내의 많은 기업들도 태양광발전 산업분야에의 진입을 모색하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그동안 경기침체와 고용불안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온 우리 경제의 재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새로운 활력소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현재 국내 기업들의 태양광발전 시장에의 진입은 결정형 실리콘을 주 소재로 하는 1세대 태양전지 산업분야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 분야는 이미 Q-Cell, Sharp, Suntech 등 상위 선발기업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한, 1세대 태양전지산업의 핵심소재인 실리콘의 수급불균형 문제와 소재→잉곳→웨이퍼→태양전지셀→모듈 등으로 진행되는 다단계 공정문제도 1세대 태양전지 산업의 지속성장을 의심케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1세대 태양전지의 산업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유리나 플라스틱 등의 기판위에 박막 형태로 소재를 증착하는 2세대 박막형 태양전지 개발이 모색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태양광발전산업의 진흥을 위한 핵심 요소기술은 반도체 제조 및 공정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메모리 및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태양광발전산업에의 적극적인 참여를 모색할 시점이라고 보여진다.
특히, 2세대 태양광발전산업분야는 초기 기술개발 단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진출중인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경쟁력이 검증되지 않은 소규모 기업들이므로, 보다 공격적인 시장진입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인 가치사슬을 재점검해 봄으로써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의 적절한 역할분담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우리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장비시장 분야에서도 태양전지 모듈과 함께 동반성장 하기 위한 전략수립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들이 진지하게 이루어 질 때 유가 상승의 위기는 녹색성장의 기회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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