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창조도시 대전브랜드를 위한 도시환경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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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창조도시 대전브랜드를 위한 도시환경색채

[특별기고]이진숙 충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 승인 2008-09-29 00:00
  • 신문게재 2008-09-30 20면
  • 이진숙 충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이진숙 충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 이진숙 충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 이진숙 충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대전이 아름다워 지고 있다. 거리의 수목이 늘어나고 있으며 만발한 꽃들이 도시의 계절감을 연출하고, 늘어나고 있는 관공서와 학교의 담장 허물기가 우리의 마음까지 넓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누구도 대전의 환경색채가 아름답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아니 대전의 이미지를 규정지을 색채도 아직 없다. 우리의 도시경관은 지나치게 많은 요소들이 혼란스럽게 섞여 있어 무질서하고 시각적으로 너무 시끄럽다. 건물, 간판, 가로시설물, 도로구조물의 색채는 자기 과시적이며 프로파간다(propaganda)이며 때로는 선정적이기 까지 하다. 잘 짜여 진 이야기처럼 가로에는 시각적 문맥이 존재해야 하는데 우리의 거리에는 문맥이 없으며 당연히 줄거리도 없다. 대전시의 독자적인 색채디자인 전략으로 도시를 표현할 줄거리를 찾아야 하며 거리마다 흐르는 이야기의 문맥을 만들어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해가야 한다.

색채는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도시 이미지 형성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요소인 동시에, 비교적 적은 비용투자로 도시를 새롭게 정돈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신중한 계획 없이 과잉디자인 된 색으로 주변 환경과 융합되지 않는 흉물이 되어 버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몇 년 전부터 지자체마다 공공디자인개선 열풍이 불고 있고 가로 시설물과 도시구조물 등에 대한 디자인 개선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전시 전체 맥락과 디자인요소간의 통합과 조정을 전제로 한 면밀한 색채 적용전략과 실행프로세스 없이 이루어지는 디자인 개선사업은 불안하다.

마스터플랜과 세부적인 시행기준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제 각각 일회적이고 파편적인 그리고 과잉 디자인된 색을 그려간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면밀한 계획 없이 실행이 앞선 디자인적용에 의해서 개선보다는 도시이미지를 망치는 개악의 결과가 되어버린 사례를 수없이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대전시 정체성 및 지역특성에 부합되는 거시적 색채 통합시스템을 정립한 다음, 색채에 의해 모든 도시 디자인 요소를 횡으로 연결하는 기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색채가 그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고 브랜드가치를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경관이 오래 인상에 남는 것은 도시전체에 일관되게 적용된 백색 때문이며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동일하게 적용된 밝은 색조의 상아색 건축물들은 이 거리를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고 있다. 또한 보스턴은 주조를 이루는 붉은 벽돌 건축물에 의해 유서 깊은 도시이미지를 연출하고 있으며, 암스테르담은 창호의 색채를 엄격히 규제하여 도시경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런던은 공중전화부스와 우체통, 투어버스에 적용한 빨강색을 도시의 상징색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사람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남기는 도시들은 절제된 색채와 면밀한 색채 적용기법을 이용해 도시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도시마케팅에 색채를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 대전시는 다른 도시가 가지고 있지 않은 다양성과 개방성, 미래를 준비하는 과학 도시로서의 첨단성을 고루 갖추고 있는 도시이다. 특성이 다양한 만큼 도시 이미지형성방법도 체계적이고 면밀해야 한다. 대전시의 다양성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고유브랜드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색채적용을 위한 시스템구축과 운용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도시 기능의 다양성과 수려한 물리적 골격을 갖추고 있는 대전시는 도시의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가지고 있다. ‘삶의 질이 최고`인 우리 대전이 ‘품격과 아름다움`까지 갖춘 세계적인 창조도시로서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전시 정체성과 고유이미지 확립을 위한 도시 환경색채정립과 세부적인 기준마련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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