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활황기에는 당첨되기만 하면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로또`로까지 불렸지만 지금은 사정이 크게 변했다.
28일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지난 26일 설계 공모 접수를 마감한 행정도시 공동주택지 27필지(119만5000㎡) 11구역 가운데 절반을 조금 넘는 6개 필지, 3개 구역에 5개 업체만 응모했다.
이번 설계 공모는 1∼3개 필지를 1개 단위로 묶어 P1∼P11 등 11개 구역으로 나눠 공모했는데 P8∼P10 구역에만 응모한 것이다.
그것도 P8 구역에 3개 업체가 몰렸고 나머지는 각각 1개 업체만 참여한 초라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0월 첫 공동주택 건축설계 공모에서는 수도권 등지의 대형업체는 물론 지역업체들도 상당수 참여해 최고 8대 1의 경쟁률을 보일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당시 입찰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지역의 한 업체는 심사에 공정성이 결여됐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이번 설계 공모 성적표는 당시와는 나무나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행정도시의 배후주거지라는 프리미엄과 상징성이 있는 곳에서 조차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더욱이 토지 공급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건설업체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는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 등이 맞물려 대부분 건설업체들이 신규사업에 소극적으로 달려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투명한 시장상황 때문에 사업성 검토가 더욱 까다롭게 적용되고 이는 곧 사업참여 포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의 행정도시 축소설과 계속되고 있는 수도권 규제완화가 건설업체들의 사업참여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 행정도시라는 상징성 때문에 사업참여를 검토했지만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내부적으로 포기 결론을 내렸다”며 “대부분 업체들이 사정이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지공사는 규정에 따라 재공모를 실시한 뒤에도 참여자가 없을 경우 수의계약 형태로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joongd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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