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펀엽...펀드수익률 ‘반토막’ 잔인한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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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펀엽...펀드수익률 ‘반토막’ 잔인한 9월

은행원도 원금보장 항의에 ‘곤혹’

  • 승인 2008-09-25 00:00
  • 신문게재 2008-09-26 7면
  • 백운석 기자백운석 기자
#1.서구 둔산동에 사는 주부 이모씨(51)는 펀드 광풍이 불던 지난해 연말 근근이 적금으로 모은 수천원을 펀드에 투자했다가 원금의 절반도 남지 않았다. 남편조차 모르게 거액을 투자한 이씨는 요즘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2.A은행에 근무중인 김모씨(43)는 아침 출근했다가 밖으로 도피하는 일이 일과가 됐다. 펀드투자자들이 찾아와 손해 본 원금을 내놓으라며 막무가 내는 바람에 사무실에서 근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펀드 광풍만 믿고 수천~수억원을 투자했던 펀드 투자자들이 요즘 하루 하루를 고통 속에 보내고 있다.
수익율이 곤두박질치면서 지난해 10,11월 대비 평균 30~50% 빠져 펀드투자금 중 절반을 까먹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금융권에서 대출까지 받아 펀드에 투자했다가 ‘깡통`돼 곤경에 처한 경우도 허다해 자칫 사회문제로 비화될 우려마저 낳고 있다.

금융권과 증권사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과 11월만해도 일부 해외펀드가 원금 대비 90%의 수익률을 내면서 ‘펀드 광풍`이 불어 ‘묻지마`식 투자가 성행했다.

그러나 연말부터 하향곡선을 타던 펀드는 올 들어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국내펀드는 평균 30%, 중국펀드와 부동산펀드는 50~40%의 원금 손실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펀드상품의 경우 원금 대비 80%가까이 손실을 봤다.
이에 따라 활황기에 적게는 수백~수천만원, 수억원을 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투자액의 절반을 날리는 ‘족빡신세`가 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금융권에서 주택담보나 퇴직금을 담보로 대출받아 펀드에 투자하는 바람에 이자조차 내지 못해 가정 파탄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금융사 및 증권사 직원들은 펀드투자자들이 사무실로 찾아와 원금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 밖으로의 피신이 일과가 됐다. 또 금융사와 증권사에는 투자금 손실에 항의하는 투자자들의 전화가 연일 빗발치고 있다.

모은행 한 관계자는 “올 들어 펀드가 곤두박질치면서 원금 대비 손실률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투자자들의 항의로 사무실에서 근무조차 하기 힘들 실정이다”고 말했다. /백운석 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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