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근처 도서관을 자주 찾는 대학생 유재준(25)씨도 도서관에서 신간도서를 빌려 본 적이 없다. 서점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베스트셀러나 장편 소설의 경우 입고된 즉시 감쪽같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느니 차라리 서점에서 책 한 권을 사겠다"고 말했다.
공공도서관이 책을 빌린 뒤 반납하지 않는 장기 미납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전지역 공공도서관에 따르면 정확한 수치는 집계가 되지 않지만 책을 빌린 뒤 장기 미반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면서 각 도서관별로 장기 미반납 도서가 적게는 60권부터 많게는 250권에 달하면서 지역 전체로는 연간 수천여권이 장기 미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밭도서관은 최근 9개월 동안 장기 미반납 도서가 231권에 이른다. 한밭도서관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도서 대출자가 대출 기한을 넘겼을 경우 1차 문자메시지 전송, 2차 우편물 발송, 3차 전화통화를 하지만 회수는 쉽지 않다. 갈마도서관도 연간 장기 미반납도서가 150권으로 예측되고 있다. 규모가 작은 퇴미도서관 역시 관리를 철저히 한다고 하지만 연간 60권의 미반납도서가 발생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일부 도서 대출자 중에는 책에 낙서는 물론 심지어 욕설을 적어 놓아 눈살을 크게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강제 조항이나 관리규정이 없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도서관 한 관계자는 "일부 도서 대출자의 경우 고의로 책을 훼손한 뒤 반납하기도 한다"며 "책을 대출해 줄 때 책의 상태를 확인하지만 자동 반납기로 반납된 도서 가운데 일부는 일부러 낙서를 하거나 욕을 써 놓는 경우도 있다"고 추락하는 시민의식을 꼬집었다. 관계자는 이어 "일부 시민들은 회원가입 시 전화번호를 허위로 기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조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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