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방의 주택시장은 거의 혜택이 없는데다가 강남권 부자들을 의식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종부세 대상 98%가 수도권이 집중돼 있고 이 가운데 31%가 강남권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담겼나 = 이날 발표된 개편안은 주택 종부세 과세기준금액을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인상하고 종부세율을 기존 1∼3%에서 0.5∼1%로 낮추는 것 뿐 아니라 1세대 1주택 고령자(60세 이상)에 대한 세액을 연령대에 따라 10∼30% 공제해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종부세 과세표준도 기준시가(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공시가격의 80% 수준(공정시장가액)에서 시행령에 의해 탄력적으로 규정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주택공시가격이 10억 원인 경우 종부세 부과기준이 되는 과세표준금액이 1억 원이 아니라 80%인 8000만 원을 과세표준금액으로 종부세율(0.5%∼1%)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부유층 대책, 서민 재산세 인상 = 이번 개편안 역시 강남권 부유층 위주의 대책이라는 점에서 지방 거주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종부세 대상 31%가 강남에 거주하고 있고 부유층의 세부담을 완화해주는 정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종부세 완화에 따른 지방 교부세 부족분을 보전하기 위해 재산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의 불씨가 남아 있다.
이럴 경우 부유층을 위한 종부세는 줄어드는 대신 대다수 서민들도 납부하는 재산세는 늘어나게 돼 서민층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종부세 세수 감소에 따른 지방교부세 부족현상을 감안해 재산세율을 인상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현행 제도는 종부세를 국세로 징수한 뒤 지방교부세로 내려보내 지자체간의 재원 균형을 이뤄왔지만 종부세가 유명무실해지면 이런 기능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대형 아파트 가격 재상승 우려 = 종부세 완화는 시장에 매물 부족현상을 유발할 수 있는 반면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수요는 많지만 일반매물 부족으로 우선 급매물부터 소화될 가능성이 있고 점차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가격이 전반적인 상승세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도세 비과세를 위한 실거주 요건 강화 방침이 내년 7월부터 적용하기로 함에 따라 이 기간 동안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집중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에다가 대출금리 상승 등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지만 종부세 완화는 분명 실수요자나 투자자 모두에게 중대형 고가주택에 대한 상당한 메리트로 다가설 가능성이 높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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