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을 제기한 논산의 J기업은 명백한 기술유출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유출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 C경제단체장과 다국적기업 연구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 측은 수사 초기 단계로, 시간을 갖고 충분히 조사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진실싸움이 계속될 전망이다.
▲J기업 주장=엄연한 기술유출이라는 입장이다. 자사와 C경제단체장이 대표로 있는 S산업의 기술이전 협의 자리에 왜 B다국적 기업 A연구원이 동행했느냐는 것이다. 또, 이미 J사 대표와 함께 공장 내부를 둘러 본 후, 왜 A연구원이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인 공장 내부를 아무도 없는 사이 다시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B사 상사와 전화통화까지 한 것은 충분히 의심받을 만한 행동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S산업과 B다국적 기업이 J사와 유사한 업종이라는 점에서, J사는 기술유출 가능성이 크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J사 C회장은 “이번 사건 때문에 그동안 추진해온 여러 기술이전 협의를 모두 중단했다”며 “오랫동안 막대한 돈을 들여 개발한 기술이 물거품 될 수 있는 만큼,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C경제단체장 입장=기술 유출 혐의는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해당 단체장에 따르면 오랫동안 친분이 있는 J사 L대표가 좋은 기술이 있다고 초청해 회사를 방문했다. B사 연구원을 데리고 간 건 기술적인 부분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A연구원은 기술이전 협의를 위해 실무적이고 전문적인 자문을 받기 위해 B사에 공식 요청에 추천받은 사람이다.
L사장에게 A연구원을 정식으로 소개했고, L사장과 단체장, A연구원, S산업 이사 등과 공장 내부를 둘러봤다. 물론 J가 주장하는 핵심원료가 있는 곳도 둘러봤다. 특히, B사 연구원 동행 여부에 대해 J사 L대표의 동의하에 공장 내부에 들어갔다는 게 단체장의 주장이다.
하지만, 특별히 기술 이전할 부분이 없고, 우리가 필요로 하는 특정 성분 이전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밝혀, 추후 다시 연락하기로 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C 단체장은 “분명히 얘기하지만, 기술 유출 혐의는 없다”며 “이 부분은 경찰뿐 아니라 검찰이 직접 나서 조사해주길 바랄 만큼, 투명하다”고 말했다.
▲B사 연구원 해명=C단체장과 같은 입장이다. 당일, 애초 목적지로 가다가, 갑자기 J사를 방문한다는 걸 알았다. C단체장이 기술적 용어 등 어려운 부분 때문에 동행을 부탁해 받아들였다. 이미 한 차례 J사 대표 등과 공장 내부를 둘러봤고, 잠깐 기다리다가 개인적인 호기심에 다시 들어간 것뿐이라는 게 A연구원의 해명이다. 전화통화 내용은 단순히 상사에게 J사를 아느냐를 묻는 정도였다는 것이다.
A연구원은 “자동차 판매원이 차를 한 번 더 본 것과 같은 것”이라며 “핵심 기술도 아닌데, J사가 홍보 차원에서 너무 부풀린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추석을 전후해 관련자를 모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며 “아직 수사단계라 정확인 나온 건 없고, 시간을 두고 더 조사를 해봐야 진위 여부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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