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곤 한전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 |
1879년 에디슨이 백열전등을 발견한지 8년 만에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발전기를 들여와 경복궁에 점등을 하였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전기를 이용한 전차가 동대문과 서대문간을 운행했고, 뒤이어 종로의 가로등 3개에 점등을 하여 일반 국민들에게 최초로 전기를 공급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발전은 1945년에는 7억kWh였던 것이 2006년에는 3815억kWh로 무려 500배 이상 급성장하였다. 해방당시, 전력산업 최빈국에서 불과 반세기만에 세계 10위권의 전력강국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늘날 전기없는 생활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전기는 우리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가정과 산업현장, 일상 어디에서나 공기나 물과 같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주식이나 부동산 등의 재테크를 많이해 왔지만, 최근 전기요금 테크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전기요금에 관심을 갖는 것은 고유가가 지속되고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전기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다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동안은 정부의 정책과 한전의 우수한 전력공급기술을 기반으로 세계적으로도 가장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공급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전기요금을 산정하는데 있어서 시장논리를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가격을 통제할 경우, 더 큰 에너지 대란과 함께 국가적 위기로 파급될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은 전기요금이 통신이나 가스 등 기타 공공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너무 저렴하여 큰 관심을 갖지 못했지만,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전기요금절약 전략을 세워야 할 것 같다.
이와같이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전기요금의 중심에는 이른바 ‘계량기’가 있다. 정확한 표현은 ‘전력량계’ 또는 ‘적산 전력량계’로 표현된다. 원판이 돌아가며 전력사용량을 계산하는 ‘기계식 전력량계’는 아직도 일반가정이 포함된 저압고객 등을 중심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고,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체 등의 고압고객들은 거의 대부분 ‘전자식 전력량계’를 사용하고 있다.
올해 6월을 기준으로 저압고객의 수는 약 1750만대이며, 이중 약 2.4%인 40여만대가 전자식을 사용하고 있다. 한전은 향후 10여년 이내에 저압고객 전체를 전자식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이러한 현상은 가전과 기타 자동화 산업분야에서 일반화된 디지털화가 대규모 인프라설비인 전력산업분야에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기에 더욱 다행스런 사실은 국내 전력량계 관련분야 연구개발이 활용성 측면에서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전력회사에서는 전력량계를 활용하여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에 적극적이다. 또한 아파트 건설회사와 전력량계 관련 제조업체, 대학, 연구소, 보안회사 등 다양한 기관과 기업들이 홈오토메이션과 연계한 공동연구로 전력량계의 활용폭 향상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안 쓰는 플러그 뽑기 등 잘 알려진 생활 속 지혜 외에도 앞으로는 고효율 가전제품 사용을 확대하고, 매월 전력사용량을 점검하는 한편, 신제품 전력량계가 설치되면 어떤 기능들을 제공하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머지않아, 많은 사람들이 PC를 사용하는 것 못지않게 전력량계를 컴퓨터 다루듯 자주 접촉하는 시기가 도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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