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욱 목원대 교수.대전시 정책자문위원 |
장르간의 융합으로 예측할 수 없었던 다른 장르들이 생겨나고 있다. 사고의 다양성과 과학기술의 발전이 이런 문화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런 문화의 외관적인 모순점은 앞으로 다가올 내일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물리적인 힘이 존재하는 작용엔 그에 반하는 반작용이 작용한다.
21세기로 들어오면서 문화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비-보이(B-Boy), 그래피티(graffiti)등은 언어가 표출하는 사회적 규범, 습관 등의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자유적인 감정을 우선시하는 넌-버벌(non-verbal)문화이다.
오늘날에는 전혀 다른 문화가 접변을 통해 탈장르화 되는 하이브리드(hybrid)는 이제 더 이상 상상속의 신화가 아닌 21세기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이 창조적인 문화는 기존의 전통적인 장르의 배치와 위계화 된 분류를 뛰어넘어 새로 등장하는 문화의 한 트렌드다.
대전은 창조도시의 선두도시답게 시민 전체가 참여하는‘올코트 프레싱’전략으로 도시마케팅을 하고 있다. 창조도시의 기본적 주제는 지역민을 위한 주위환경의 창조다. 지역민의 쾌적, 상쾌, 유쾌하게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중장기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3000만그루 나무심기는 관 중심에서 민간중심으로 인프라중심에서 경관중심으로 변화해 나간다. 도시를 위해 새로운 것을 공동체 안에서 창조하는 것 그것을 통해 소통과 협력을 만들어 가는 네트-워크(net-work)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반해 지역공연예술계는 혼란스러운 과정을 겪고 있다. 대전문화예술의 전당의 사업을 분석해 보면 단순히 수동적으로 중앙의 문화를 복제하여 지방에 마치 이데올로기를 세뇌시키는 전 근대적인 일을 자행하고 있다. 스프링, 그랜드 페스티벌도 지역공연문화와 수준 높은 기획공연을 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는 모순이 있다.
지역예술계의 소리는 듣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만 주장하고 자화자찬, 일방 통행하는 행동으로 대전의 공연을 이끌 주체로서의 양심은 있는지 모르겠다. 자세하게 말하자면 일반인들이 지칭하는 서울권의 일류 음악대학 출신들을 각종공연과 대전 챔버 소사이어티(대전CMS) 창단에 중용 되고 있으므로 지역예술인의 설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쉽다. 대전문화예술의 전당이라는 하드웨어에 지역예술가와 생산적인 연합을 구축하여 변화를, 혁신을 실천하려 하지만 아직도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지역예술인들을 볼모로 잡고 있다.
사회학자들은 변화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마음의 모델’이 생겨난다고 하는데 이런 소외감 속에서는 지역예술계의 문제가 어떻게 번영으로 이어질지 아득한 생각만 든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선 주된 목적이 혁신성에 있어야 한다. 생산성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고 그 과정에서 까다로운 문제는 조율하는 생산적인 실험이 있고 모델이 제시되어야 하고 이런 변화를 제도화 시켜야 한다. 이런 변화를 통해 지역을 위한 새로운 비젼이 만들어지고 좋은 사례들이 나올 때 창조도시 대전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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