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에 성공한 업체들은 웃음꽃이 만발하지만 실패한 업체들은 아예 사업을 접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21일 주택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분양한 서남부택지개발지구 내 9블록 ‘트리풀시티`는 주택경기 침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청약광풍`을 불러 일으켰다.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관심이 높았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 의문인 상황에서 90%가 넘는 계약률을 이끌어 내며‘흥행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지난 19일 계약을 마감한 서남부택지개발지구 내 3블록 ‘한라비발디` 역시 계약률 55%를 기록하며 나름 선전을 펼쳤다.
최근의 주택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주택건설업계는 계약률이 50%만 돼도 손익 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상당수 업체들은 분양에 실패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성구에서 분양에 나선 한 업체는 계약률이 20%를 밑돌아 계약률을 끌어 올리기 위한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유성구에서 대기업 브랜드로 주상복합아파트를 공급한 또 다른 업체도 저조한 계약률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중구에서 분양중인 한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아예 사업을 접고 계약자들에게 해약금을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의 또 다른 주상복합아파트는 분양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었지만 계약률이 10% 선에 머물러 좌불안석이다.
유성구에서 최고급 빌라를 공급중인 한 업체 역시 모델하우스만 3번 재단장해 계약률을 끌어 올리려 했지만 수요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한 실정이다.
서남부에서 택지를 공급받은 한 업체는 분양일정을 재조정하며 시장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기회를 살피고 있다.
수요가 한정돼 있고 과도한 공급이 이뤄진 상태에서 또 다시 공급에서 나서는 것은 ‘자폭`이라는 판단이다.
이처럼 분양시장의 쏠림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서남부택지개발지구나 학하지구 등 신규 분양을 앞둔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나름대로 분양 마케팅을 짜내고 있지만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분양을 앞둔 주택건설업체 관계자는 “하루에서 몇번씩 분양전략에 대한 생각이 바뀔 정도로 수요자들의 반응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앞으로는 주택건설사업의 하향세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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