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WBA 첫 세계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며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는 말로 전 국민을 울린 홍수환(59)씨는 “나 자신보다 누군가를 위해 노력하다보니 챔피언이 되더라”고 회고했다.
▲ 전 복싱 세계챔피언 홍수환씨가 중구청 주최 중구아카데미에 참석, '누구나 한방은 있다'라는 주제로 강좌를 가졌다. |
“어머니를 위해 뛰었다”는 홍씨는 “외국선수와의 경기 때 함께 온 어머니는 아들이 맞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 화장실에 가 있다가 우리 국민의 ‘와’하는 함성이 터지면 잠시 나오고 몇 대 맞으면 또다시 화장실로 들어가시더라”며 목이 잠겼다.
지난 1977년 WBA 주니어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무패를 자랑하던 카라스키야와 맞서 2회에 4번이나 다운을 당하고도 3회째 상대를 KO 시켰던 홍씨는 “주름진 어머니의 얼굴과 ‘홍수환’을 연호하는 관중들의 함성에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한방을 날린 게 상대를 KO로 만들었던 것”이라며 웃었다.
홍씨의 4전 5기 신화는 당시 ‘대한 뉴우스’로 만들어져 지금도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날 아카데미에서도 상영돼 청중들의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권투계에서 은퇴한 후 미국 생활에 대해 홍씨는 “택시운전에서 신발 장사까지 안 해본 일 없이 산전수전 다 겪으며 고생했다”며 “링 밖에서 ‘스타 홍수환’이 아니라 ‘인간 홍수환’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깨달은 시간들”이라고 고백했다.
4전 5기의 오뚝이 인생을 경험해봤기에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는 홍씨는 어떤 일이든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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