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수 코레일 연구원장 |
다음 해인 1897년 3월 22일 인천 우각리에서 기공식을 거행, 1899년 9월 18일 노량진역에서 부분 개통식을 갖고 인천에서 노량진간 영업을 시작했다.
9월 18일 철도의 날은 이를 기념해 지정한 것이다.
이후 경부선과 경의선, 호남선, 경원선이 완성되어 1910년까지 철도망의 X자형 기본 골격이 마련되고, 이어 충북선, 장항선, 전라선, 경춘선 등이 추가되어 철도망의 기본 틀이 갖추어졌다.
1960년대 경제개발에 따라 산업용 철도를 추가로 건설했고, 1972년에는 컨테이너 화물을 수송하며 수출에도 기여했다.
고속도로망이 미비했던 시절 철도는 산업의 대동맥이었다.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을 시작으로 자동차 교통이 발달하면서 상대적으로 철도의 비중은 줄어 들었지만, 속도기술의 혁신으로 철도는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4년 4월 개통한 KTX는 개통 4년 4개월 만인 지난 8월 이용객이 1억 5000만명을 돌파했다. 전 국민이 3번 이상 KTX를 이용한 셈이다. 속도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고속철도는 이미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저탄소, 녹색성장’이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제시되면서 철도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교통혼잡과 온실가스를 야기하며 에너지 효율이 낮은 자동차의 한계를 극복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철도는 에너지 효율이 높다. 1명을 1km 수송하는데 드는 에너지는 승용차가 철도의 8.4배이며, 화물의 경우 1톤을 1km 수송하는데 드는 에너지는 화물자동차가 철도의 14.2배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또한 승용차가 철도의 5.8배, 화물자동차가 철도의 13.4배나 많다.
이는 도로 이용이 철도로 전환되어 철도의 수송분담율이 증대된다면, 현재 국가적 해결과제로 떠오른 에너지 비용 및 이산화탄소 배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철도 수송분담율 증대에 따른 에너지 소비 절감 및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효과를 검토한 결과, 현재의 철도 수송분담율이 여객, 화물 각각 1%만 증대되어도 연간 약 6000억원의 에너지 비용과 이산화탄소 배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여객과 화물 철도 수송 분담율이 각각 선진국 수준인 35% 수준으로 증대될 경우, 에너지 비용과 이산화탄소배출 비용은 연간 약 14조원 가량 절감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철도 교통이 국가 전체 교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회경제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철도는 속도 혁신과, 높은 에너지효율, 저공해라는 이점을 안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통수단으로 재도약하고 있다. 이런 인식은 유럽에서는 1970년대부터 시작됐으며, 1990년대 이후로는 많은 국가들이 철도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01년 교통정책백서(2001 European Transport Policy White Paper)에서 미래 유럽의 지속가능한 교통시스템 구축을 위해 철도를 가장 친환경적이며 경제적인 수단으로 판단하여 전략적 육성분야(strategic sector)로 정의하고, 각 교통수단간 균형을 위한 철도 수송분담율 향상을 주요 목표로 제시하였다.
우리나라도 친환경적이고 에너지효율성이 높은 철도의 역할증대를 위해 교통부문 수송분담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견인하고 국가경쟁력 강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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