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내모는 ‘사채 공화국’

  • 사회/교육
  • 미담

죽음 내모는 ‘사채 공화국’

부인친구 결혼자금 뺏고… 신변비관 자살 연예인 자살모방 베르테르 효과 우려도

  • 승인 2008-09-17 00:00
  • 신문게재 2008-09-18 5면
  • 조양수 기자조양수 기자
고(故) 안재환의 자살을 두고 사채로 인한 자살설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사채를 썼다가 가정이 파탄 나거나 잘 안되는 사업으로 인해 신변을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회 분위기가 '베르테르 효과'로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채 빚 때문에 부인 친구 흉기로 위협 = 사채를 썼다가 빚 독촉에 못이겨 부인 친구의 돈을 빼앗으려한 30대가 쇠고랑을 찼다. 둔산경찰서가 특수강도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신모(36)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20분께 부인 친구(34)를 처가로 유인한 뒤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 하려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신씨는 결혼을 앞둔 부인 친구가 5000만 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성폭행한 뒤 이를 빌미로 돈을 뜯으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급전이 필요해 사채를 썼다가 낭패를 보는 피해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사채의 경우 복리이자를 물어야 하는데다 돈을 갚으려고 해도 사채업자가 일부러 돈을 받지 않아 이자가 눈 덩이처럼 불어나는 경우도 있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신변 비관 스스로 목숨 끊어= 유명연예인 자살소식에 베르테르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7시 7분께 보령시 주교면 서해안고속도로의 한 휴게소 주차장에서는 오모(여`51)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오씨의 차에서는 유서와 수면제가 발견됐다. 경찰은 오씨가 사채를 빌려 썼다가 채무관계 때문에 고민을 해왔다는 주변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12일 공주에 사는 A(여`54)씨의 집 뒷마당에서는 '사업이 잘 안된다'고 비관해 왔던 B(51)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A씨가 발견했다.

◇베르테르 효과 재연 우려= 지난해 고 이은주, 유니, 정다빈씨 등 유명 연예인의 잇따른 자살 소식이 전해진 뒤 대전에서도 2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C(25)씨의 자택인 서구 괴정동 모 빌라에서 C씨가 압박붕대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같이 사는 친구가 발견했다.

A씨는 최근 여자 문제와 사업문제로 혼자 속을 앓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하루 전날인 11일 오후 1시30분께에는 유성구 성북동 뒷산 묘지 옆에서 D(23)씨가 소나무가지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살기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발견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9시30분께에는 대전시 유성구 모 대학교 기숙사에서 이 대학 여학생 E(23)씨가 숨져 있는 것을 학교 관계자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건양대병원 정신과 기선완 교수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변사자 가족과 주변인들을 상대로 조사 등을 종합해 보면 연예인들의 자살소식이 이들이 목숨을 끊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은 없지만 자살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는 됐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대전`충남에 등록된 대부업체는 모두 96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4개 업체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조양수기자cooljy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3.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