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신용 경색에 빠진 미국 금융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이 유동성 자금 마련을 위해 국내 증권시장에서 매도현상이 이어질 경우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외환 시장도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들이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 양사에 투자한 규모는 각각 7억2000만 달러로 총 14억 4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ELS와 채권 등 유가증권으로 채권 투자 금액의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CJ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 몰락으로 국제 신용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며 국내 증시도 전저점이 깨지는 충격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이로 인한 후유증으로 국내 금융권이 오랜동안 시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직접적 타격은 리먼브러더스에 투자한 금융회사에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보험 및 증권사의 리먼 브러더스 투자액은 7억2000만달러로 밝혀졌다. 특히 증권사들이 리먼브러더스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한 금액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산에 따른 구제 조치가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지만 투자액 중 상당액은 공중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반면 한국투자공사(KIC)와 하나은행 등 메릴린치에 투자한 국내 금융회사는 BOA 주당 인수 가격보다 평균 매입 단가가 낮아 당장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신용 위기가 외국인 투자 유출로 이어질 경우 하락세인 우리 증시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창환 CJ증권 대전지점장은 “이번 사태로 국내 주식시장이 얼어붙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로 인한 후유증이 예상보다 오래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물경제도 피해 예상
미국 금융시장 위기의 불똥은 국내 실물경제에도 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신용 위기는 국내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지면서 환율급등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급등은 물가 불안을 부채질함으로써 내수경기와 가계 부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리먼 파산 등 미국발 금융쇼크가 국내 부동산개발시장에도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등 직·간접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부동산개발시장에도 영향 미칠 듯
국내 부동산개발시장의 경우 이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악화로 공모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개발사업 등을 중심으로 금융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리먼브라더스 쇼크로 인해 신규 PF 유입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관련 시장의 자금난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부동산개발 한 담당자는 “PF 대출 시장에는 아직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영향이 남아있다”면서 “금융권의 신규 대출 취득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대응책 마련 부심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신청이후 미국발 글로벌 금융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이번 사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의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대미 수출품목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이번 사태로 미국경기가 급속히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가 위축될 경우 전세계적으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위축되면서 전체적인 철강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번사태로 아직 직접적인 악영향을 받지는 않고 있지만 향후 북미시장 경기가 침체될 경우 수출에 일정정도의 간접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은 이에 따라 북미시장의 경기변동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을 위해 16일 긴급대책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백운석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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