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낙현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 |
또 한 사람, 허생이라는 이는 독서하면 천하의 일을 알 수 있다며 10년 동안 책 읽기에 전념하다가 생계를 걱정하는 아내의 바가지를 견디다 못해 집을 나섰다. 허생은 변 부자에게 빌린 돈으로 몇 년 만에 큰 돈을 벌어 자신이 결코 무능력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킨 뒤, 다시 원래의 가난한 독서인으로 돌아갔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저 좋은 일이다. 특별한 효과나 큰 목적을 염두에 두고 책을 읽지 않더라도 독서는 계산적인 효용을 넘어서는 가치를 지닌다.
독일의 문호 마르틴 발저는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고 했다. 지금 나의 모습은 내가 그동안 읽은 것이며, 앞으로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그렇게 계속 읽으면 된다는 뜻이다.
독서는 왜 하는가? 책은 생각하는 힘을 갖게 해 준다.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기반이 된다. 책을 읽으며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을 삶, 직업, 취미, 당면한 문제 등과 연결하다 보면 얻고자 하는 해답을 바로 찾기도 하고, 때로는 더욱 진지한 고민에 빠져들 수도 있다. 그 어떤 경우든 자신이 닥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생각의 탄생을 이끄는 독서의 매력이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책은 상상의 씨앗을 움트게 해주고 울창한 나무로 자라나기까지 자양분을 제공한다. 독서는 아낌없이 주는 상상의 양분이자 단초다.
독서는 단지 지식을 얻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고 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게 한다. 일상의 단순함을 특별하고 멋진 삶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바로 독서의 힘이다.
오늘날 중앙정부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은 물론이고 저마다 민간단체들도 나서서 주민의 지식을 함양하고 성숙한 선진문화를 구현하기 위한 독서진흥에 힘쓰고 있다.
책 읽는 도시를 표방한 대전시는 지난 해 7월 ‘책으로 행복한 대전’을 선포하고 민간운동기구인 희망의 책 대전본부를 설립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올해부터는 180개 기관ㆍ단체를 중심으로 사랑의 책 기증운동 등 12개 중점 과제를 펼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는‘우리 대전 같은 책 읽기(The Same Book In Daejeon)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같은 책 읽기 캠페인은 1998년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된 원 시티 원 북(One City One Book) 운동에서 비롯된 새로운 차원의 독서운동이다. 이를 계기로 미국 전역의 독서량이 폭발적으로 증가됐으며 호주나 영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선풍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전시가 같은 책 운동을 펼치는 배경에는 가족, 직장 동료 간, 그리고 지역사회 내에서의 소통과 대화의 장을 마련해 책을 통해 지역통합을 실현하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
곧 도서선정위원회에서 시민 모두가 같이 읽을 책을 선정하면 주부, 학생, 직장인 등 남녀노소 모든 시민들이 동참해 주시기를 바라며, 이 운동을 통해 창조적이며 행복한 대전의 새 문화가 탄생되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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