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700년 대백제의 숨결

되살아난 700년 대백제의 숨결

  • 승인 2008-09-15 00:00
  • 신문게재 2008-09-16 30면
  • 공주=박종구 기자공주=박종구 기자
◆ 길이 되는 얼, 꿈이 되는 불
백제사람들이 모여든다. 가로등은 꺼지고 자동차 불빛도 사라졌다

이윽고 사람들은 백제의 불빛을 만들어낸다. 빌딩들은 어둠속으로 가려지고 거리는 온통 햇불로 길게 늘어선다. 어둠에 대항하려는 불이 아니다. 그건 백제인들의 소망이 모아져서 1600년 뒤로 시계를 되돌려 놓은 금년 백제문화제의 주된 테마로 펼쳐질 장면이다.

제54회 백제문화제가 다음달 3일부터 12일까지 공주와 부여에서 펼쳐진다. 금년 백제문화제는 무령왕 이야기를 비롯해서 백제향, 기마군단 행렬, 국제문화교류촌, 교류왕국 대백제 페레이드, 마상예술공연 등 73종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행사기간이 지난해 5일간의 축제에서 10일간으로 배나 늘었고 백제 때 교류했던 해외 참여국가도 일본을 비롯해서 6개국이나 된다.

논산에서 펼쳐지는 황산벌 전투재현이나 당진의 기지시줄다리기를 백제권으로 끌어들인 것이 지난해와 다른 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금년 백제문화제가 지향하고 있는 것은 백제사람들의 자발적 참여폭이 크게 넓어 졌다는 것이다

◆ 가장 볼거리 가득, 백제 후예들이 펼치는 연출
<금번 백제문화제의 하이라이트는 백제웅진성페레이드가 아닐 수 없다. 다른 프로그램들은 지역 주민보다는 이벤트사가 보여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자발적 관광객과, 지역주민 그리고 사이버 시민들로 구성된 16개 팀의 백제동아리 400여명이 10월 4(토)일과 5(일) 저녁 7시부터 공주고~공산성 입구까지 1. 8km 구간 중앙로에서 야간에 펼쳐지는 행렬인 웅진성 퍼레이드다. 대북과 소북 100개의 행렬과 50여명의의 기수단을 앞세우고 백제인들이 뽑은 무령왕과 왕비, 왕자, 공주가 선두에서걸어간다. 선물을 가득 실은 우마차도 무령왕을 따라가며 연도에 늘어선 백성들에게 나눠주는 퍼포먼스와 전문 무용수들의 음악과 율동도 퍼레이드 분위기를 한껏 고조 시킨다.

그 뒤를 따르는 백성들은 백제옷을 입고 백제의 횃불 행렬을 만들어 공주의 중앙로 거리를 꼭 채우게 된다. 이 시간 때에는 가로등이나 상가의 네온사인도 모두 꺼진다. 웅진성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우수팀에게는 당일 심사를 통해 푸짐한 상금도 내걸어 놓고 있어 재미와 신나는 분위기가 벌써부터 과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백제문화제 53년 만에 처음으로 고조된 분위기가 아닐 수 없다.

◆ 10일간 백제 여행 이렇게 채운다
백제향은 백제문화제 추진위원회의 가장 큰 메인프로그램이다. 공주 공산성과 부여 구드래 둔치에서 10일 간 상설로 계속된다.

작년 탁본체험, 의상체험, 백제문양체험에다가 백제탈 만들기, 교류왕국퍼즐체험, 크로마커체험 백제 움집과 화장실 재현이 올해 추가됐다. 지난해 몽골텐트 부스에서 초가, 기와, 너와집의 백제전총 가옥 형태, 부스로 바뀐다. 또한 공주 성안마을에서는 일본, 중국, 인도,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의 전통 집과 전통 음식을 선보이게 되는 것도 처음 시도되는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보다 강화된 말 185필이 도심 중앙로에서 펼치는 대백제 기마군단도 선두에는 척후마 140필과 선두마 20필이 달리고 중앙에는 좌기마 군단, 중앙기마군단, 우기마 군단이 달리는 전투 대형을 연출하게 된다.

300여 명의 기수단이 뒤를 따르게 하고 별도의 말굽소리 음향효과를 추가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의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다.

무령왕릉에서는 ‘무령왕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령왕 얼음 궁전, 무령왕릉 나무관 제작, 부장품을 체험할 수 있고 무령왕 궁중연회, 무령왕 상여열차, 무령왕 인형극장, 무령왕릉 고분 데이트 등을 재미있게 행사기간 동안 계속 볼 수 있다.

◆ 백제의 불 금강의 빛 연출
금강부교는 백제문화제의 랜드마크다. 물막이 공사로 공산성의 풍경을 아름답게 하고 있어 금강 부교도 지난해보다 더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수심도 깊어진데다가 부교의 길이도 260m로 지난해보다 2배나 더 늘어났다.

올해 금강은 무엇보다도 야경에 흠뻑 빠지게 된다. 공산성 앞 부교를 중심으로 수천 여개의 크고 작은 유등이 금강 물에 떠서 공산성의 야경과 어우러지게 된다. 금강교에는 루미나리에 빛 터널이 설치되고 금강다리위 카페도 들어서는데 백제문양의 화려함만이 아닌, 관람객들과 함께 걷고 연인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주의 야경이 올해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 /공주=박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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