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의 집에서 만난 사람들

  • 문화
  • 공연/전시

평강의 집에서 만난 사람들

다시보는 전시회 '시와 그림이 있는 시화전'

  • 승인 2008-09-14 00:00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중증 장애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평강의 집’을 각자의 방식으로 그려낸 2명의 예술인.

무려 4년이란 시간을 주말마다 장애인들과 동거동락하며 이들의 평소 모습을 담아낸 장삼순 사진작가와 뇌경변 1급 장애인인 민경식 작가와의 만남이 인상적이다.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타임월드백화점 갤러리에서는 ‘시와 그림이 있는 시화전’이라는 감동적인 전시회가 열렸다.

신체적으로 불편하면 비장애인보다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철저한 고정관념을 깼던 이번 전시회를 JD TV 영상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4년여에 걸쳐 신체적으로 소통이 어려운 그들의 ‘희노애락’을 모두 담았지만, 그 속에서 세상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행복한 표정의 그들의 일상을 담아낸 장 작가의 작품과 뇌경변 1급 장애인으로 감사를 표현하는 민 작가의 시들은 아름답기만 하다.

이들의 인연은 4년 전 장삼순 작가의 평강의집 방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적인 편견을 갖고 처음 평강의집을 찾았던 장 작가에게 중증 장애인들의 평소 일상은 충격적이었다.

3개월의 시간을 방황했었다는 장 작가는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는 생각으로 이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더니 새로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내가 이들을 바라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이 나를 본다는 것을 느꼈다. 먹고 자고 누워있는 지루한 일상 속에서도 웃는 날이 더 많았고, 오히려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을 위로하고 달랜다는 느낌도 받았다”

장 작가가 평강의 집에서 느꼈던 그들만의 행복한 모습과 불편한 이들끼리 서로를 도와주는 자연스런 모습들을 우리들에게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평강의 집에서 생활하며 시를 써왔던 민경식 작가의 작품들은 손으로 쓴 작품이 아니다.

사지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민 작가는 시를 쓰기위한 보조기구를 머리에 쓰고 한자 한자 자판기를 두드렸다.

“시를 쓰는 시간은 행복하다. 처음에는 한편을 쓰려면 몸이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졌다”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그에게는 수년간 함께 생활해온 동료의 ‘통역(?)’으로 의미를 전달 받을 수 있었다.

민 작가가 가장 좋아한다는 시인 ‘힘들어 하는 사람아’ 는 비장애인들에게 힘을 주는 그의 위로의 메시지가 담겨있다./김민영 기자 minyeong@

-힘들어 하는 사람아-

힘들어 하는 사람아.
지금 네 눈앞에 있는 것을 보아라.
너보다 더 고통받는 이웃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힘들어 하는 사람아.
저 넓은 대지를 보아라.
아무리 아프고 슬퍼도 한마디
불평도 하지 않고 오늘 또다시
너의 길이 되어 주는 것을 잊지말라.

힘들어 하는 사람아.
저기 아무 생각 없는 동물을 보아라.
넌 세상에서 많은 고민과 걱정을 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라.

힘들어하는 사람아
그 무엇이 하고 싶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보아라.
그들은 손이 있고 발이 있어도
너와 같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라.

지금 그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세상을 방황하나?
너를 위해 피까지 주신 예수님은
너의 모든 짐을 받을 준비하고
계심을 기억하는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2.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5.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1.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