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복]부끄럽지 않는 자화상(自畵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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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복]부끄럽지 않는 자화상(自畵像)

[수요광장]이기복 대전시기독교연합회장

  • 승인 2008-09-09 00:00
  • 신문게재 2008-09-10 21면
  • 이기복 대전시기독교연합회장이기복 대전시기독교연합회장
▲ 이기복 대전시기독교연합회장
▲ 이기복 대전시기독교연합회장
유난히도 무더웠고 고유가와 경제적인 고물가 현상으로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웠던 지난여름도 시간의 흐름 속에 지나갔다.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함을 느끼는 가을을 맞이하였다.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 구성지게 들려오는 풀벌레들의 노래 소리가 가을의 정취를 더욱 실감나게 한다. 특히 지난여름의 피날레는 뭐니 뭐니 해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9회 올림픽이었다. 그렇게 무더웠던 8월 초순(8일)에 시작된 올림픽에서의 한국 선수들의 선전하는 모습과 메달획득의 승전고는 무더위도 불경기도 단숨에 날려버렸으니 말이다.

가끔 기성세대들이 젊은이들에 대하여 게으르다거나 버릇이나 예의가 없다느니 등등의 볼멘소리를 하지만 이 나라는 젊은이들이 변화를 주도해 왔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3.1운동 4.19혁명을 위시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마다 젊은이들이 구국운동에 앞장서지 않았던가? 국회가 수십일 째 가장 기본이 되는 원도 구성하지 못하고 이전투구(泥田鬪狗)만 하고 있을 때 우리 젊은 선수들은 사력을 다하여 각종 메달을 따내 북경 하늘만 아니라 세계 속에 태극기를 드높였고 애국가가 연주되면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만방에 나타냈으니 말이다.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여! 당신들은 과연 자랑스런 이 나라의 보배들이다. 그 꿈과 기상을 굽히지 말고 끝까지 펼쳐 나가길 기대하여 열렬한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지난 8월 25일부터 30일까지 4박 5일 동안 우리 감리교회 최고지도자인 감독(Bishop) 11명 부부가 회의 차 중국을 방문해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유적지를 탐방할 기회가 있었다. 본래 일본 북해도를 방문하기로 했으나 일본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망언을 하여 취소하고 중국행을 한 것이다. 중국 상해(상하이)에서 부터 시작을 하여 조선자치주인 연변의 중심도시 연길과 백두산 등정 그리고 대련(大連)까지 강행군을 하였다.

상해는 김구선생님이 중심이 되어 임시정부를 세웠던 곳이고 홍구(紅口)공원 안에 윤봉길 의사가 시라카와요시노리 대장을 살해한 것을 기념하여 공원 안에 윤봉길의사 추모정인 매원(梅園)정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연길은 독립운동의 훈련장과 같았던 용정(龍井)이 있는 도시로 우리민족의 애송곡 선구자의 배경이 된 도시이다. 민족시인 윤동주 시인의 생가와 대성학교 헤란강과 용두레와 일송정이 있는 지역이다.

지금도 독립운동을 하던 우리의 조상들의 그 모습이 눈에 선한 것처럼 느껴지고 말발굽 소리가 귀에 쟁쟁히 들려오는 것 같은 도시였다. 그곳에서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등정하고 폭포의 높이가 66m나 되는 장백폭포를 찾아보았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백두산 천지의 신비한 모습을 등정하는 사람의 20-30%가 천지를 보기 힘들다는데 우리가 올라갔을 때는 안개와 구름이 걷히고 정말 웅장하고 신비한 백두산의 자태를 보여 주었다.

대련(大連)은 해안도시로 안중근 의사가 일본의 총독 이토히로부미를 살해하고 붙잡혀 감옥생활을 한 여순감옥이 있는 곳이고 고구려 시대의 비산성이 있는 유적지다. 요즈음은 여순감옥이 외국인에게 개방이 안 되어 혹시 보지 못하나 했는데 당국에서 특별히 허락을 하여 우리나라 독립운동가 700여명이 감옥생활을 한 눈물겨운 곳을 탐방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어느 성지순례보다 큰 도전과 진한 감동을 받았다. 30대 젊은이들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살았던 그 모습 앞에서 오늘의 나를 반성해 보았다. 그리고 나의 옷깃을 여미면서 부끄러운 자화상을 연상해 보았다. 아니다. 이제라도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해 보았다. 남은 생애는 하나님과 역사와 민족 그리고 조상과 나 자신 앞에 부끄럽지 않는 자화상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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