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직선 대전시장 조병순.충남지사 이기세씨 당선
1961년 군사정권 지방의회 해산 30년간 암흑기 보내
1952년 4월 25일 시·읍·면 의회 선거가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해방 이후 현대사에 기록된 첫 지방선거였다.
당시 충남에는 대전시와 함께 천안·공주·조치원 등 12개의 읍이 자리하고 있었다. 대전시와 이 12개 읍을 비롯해 각 면에서 동시에 선거가 진행됐는데, 이때의 지방자치는 시·읍·면 단위를 기초로 한 것이었다.
▲ 충남도 간부와 초대 도의원 일동(1956년) |
대전시의원 선거의 경우, 당시 모두 81명이 출마한 가운데 80% 정도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 초대 의장인 임지호 의원 등 22명이 당선된다.
이어 같은해 5월 10일 광역의원인 도의회 선거도 실시되는데, 역시 80%를 넘는 높은 투표율 속에 홍성군 출신의 김달영 의원 등 46명의 초대 의원이 2.7대 1의 경쟁율을 뚫고 당선된다.
당시 전쟁의 와중에 나타난 높은 투표율은 정부수립 이후 처음 실시된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을 반증하는 것이었다. 이때 초대 도의회의 가장 큰 현안 역시 전쟁 중의 민생고를 해결하는 것으로, 의회에서는 회기마다 양곡 구급 대책이 논의됐다.
당시 지방의원의 임기는 4년으로, 1956년 8월 다시 각각 제2대 시·읍·면 의원과 도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이때 도의회에서는 예산 출신의 이승종 의원과 서산 출신의 이상희 의원이 각각 의장과 부의장으로 선임된다. 또 같은해 시·읍·면장도 첫 주민 직선으로 선출되는데, 12월 21일 치러진 선거에서 대전시장에는 모두 5명이 출마해 자유당의 조병순씨가 초대 민선시장으로 선출된다.
이어 치러진 제3대 지방의회 선거에서는 다시 한 차례 변화가 찾아 온다. 1958년 임명제로 변경됐던 시·읍·면장을 비롯해 광역 및 기초단체의 단체장이 모두 주민 직선으로 선출된다. 이에 따라 1960년 12월 모두 4차례 지방선거가 치러지는데, 도의원 및 기초의회 선거, 시·읍·면장과 도지사 선거가 그것이었다.
▲ 1956년 충남도의회 의원 총회 모습 |
이때까지 지방선거는 3차례의 선거를 거치며 점차 투표율이 낮아지는 양상을 띄였는데, 지방선거가 권력 분산 보다는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전락한 탓이었다. 또 경제적 어려움에 더해 문맹률이 높았던 당시 후보자의 이름을 직접 기명토록 했던 투표방식도 한 몫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그나마 서서히 정착되는 듯 했던 지방선거는 곧 막을 내리게 된다. 제3대 의회 개원 다음해인 1961년 군사정권이 등장하면서 충남도의회가 3월 20일 제53회 임시회를 끝으로 같은해 5월 해산된다. 군사 정권은 지방자치에 관한 임시조치법을 공포, 읍·면 자치제를 폐지하고, 군 단위 자치제를 실시하는 동시에 각급 자치단체장도 임명제로 전환한다.
이후 지방선거는 유신 체제하에서 ‘통일 시까지 지방의회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규정되는 등 30여년간 암흑기를 걷게 된다./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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