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의]미술도움이 ‘어린이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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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의]미술도움이 ‘어린이해설사’

[문화초대석]구자의 이응노미술관 어린이해설사

  • 승인 2008-09-07 00:00
  • 신문게재 2008-09-08 20면
  • 구자의 이응노미술관 어린이해설사구자의 이응노미술관 어린이해설사
▲ 구자의 이응노미술관 어린이해설사
▲ 구자의 이응노미술관 어린이해설사
미술관에서 또 하나의 계절 ‘가을’을 느끼고 있다.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관객과 함께 보고, 느끼고, 공감하면서 보낸 9개월 그리고 이제 10개월을 지나고 있다. 세월을 느낌에 있어서 우리는 그 시간에 느끼는 공간의 느낌으로 추억을 만든다.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어떤 시간이 선택되어지고 그 안에서 친구, 혹은 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 느끼는 것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인생에서 기억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미술관이 추억의 공간이 되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큰 즐거움이 된다.

필자에게 있어서의 미술관이라는 공간은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과의 추억과 함께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필자가 어린이 해설사라는 이름으로 미술관이라는 공간에 들어온 것은 필자의 인생에 있어서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특히 이응노미술관은 고암선생의 인생이 있는 공간이므로 우리는 고암의 인생을 작품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 고암 이응노선생과같은 시대를 살아가지 않아도 그가 남긴 작품으로 그의 시대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요즘은 가을이라 드넓은 푸른 하늘과 신선한 바람이 불어서 어린이집의 꼬마 관객들의 방문이 자주 있는 편이다.

4세부터 7세까지의 어린 아이들이 과연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그 아이들과 함께 작품을 보고 해설을 하다보면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을 그 아이들이 보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어느새 설명은 내가 하고 있지만 아이들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번 전시작품 중에 ‘물결’이라는 제목을 가진 작품들이 많이 있다.

나는 단순히 ‘물결’을 물이 만들어내는 결만을 생각했다. 그런데 고암의 작품은 사람들의 모습, 잠자리의 모습들에 ‘물결’이라는 제목을 부여했다. 설명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선생님 그럼 사람의 물결하고, 잠자리의 물결이네요’라고 했을 때 너무 놀라웠다. 그렇게 작품을 보고 미술관이라는 공간을 함께 느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과 함께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게 된다.

주말에는 가족 관람객이 많이 방문을 하는 편이다. 미술관이 아직도 불편하고 어려운 곳이라 생각했는데 해설을 하다보면 학생들보다 부모님들이 더 열심히 듣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설의 말미에 유홍준씨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머리말에 써 놓은 글을 인용해 들려준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이제 관람객들은 해설과 함께 작품을 보면서 작가의 인생을 알게 되고 느끼게 되면 이전에 봤던 작품이, 이전에 봤던 미술관이 아닌 특별한 미술관, 특별한 작품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함께한 관람객이 벌써 4000명이 되었다. 이제 이응노 미술관은 단순히 작품만 보고 감상하는 공간이 아닌 해설이 함께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제 해설이 함께하는 이야기가 있는 미술관이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문화관광체육부로부터의 지원이 끊어져 더이상 지속될 수 없게 되었다. 어린이해설사로 지낼 남은 기간은 3개월이다. 3개월 후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미술관을 떠나야 한다. 그동안의 보람과 추억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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