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요소와 국가 경제 위기설이 퍼지면서 지역 의료계 종사자들의 얼굴이 누렇게 뜨고 있다.
▲"의사들 얼굴이 누렇게 뜬다"=추석 문턱에 들어서면서 수확 준비로 대전 근교 농민들의 병원 내방 발길이 뚝 떨어지고, 급한 수술이 아니면 병원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또 추석 명절을 집에서 보내기 위해 입원 환자들도 퇴원 준비를 하고 있어서다.
A 종합병원 관계자는 7일“지난 주말부터 가퇴원이나 일시 퇴원을 원하는 환자들의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며 “명절을 낀 주와 그 다음주에는 병실이 텅텅빈다”고 말했다.
입원 환자 뿐만 아니라 내원 환자들도 평상시의 절반 가까이로 떨어진다는 게 의료계의 한숨이다.
B 중소병원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중소병원은 대부분 장기 입원환자와 농촌 관절염 환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이 시기가 되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놓인다.
추석을 낀 한달 동안은 직원들 인건비도 챙겨주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중소병원 한 원장은 "올해는 명절을 앞두고 상여금은 고사하고 월급을 선지급하는 일 조차 어렵다"며 "급전을 구하기 위해 제 2금융권에 부탁을 하고 다닌다"고 했다.
▲미용성형 쪽 `고통`=대전의 C 안과는 시력교정술(라섹, 라식 등)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올 여름 휴가 때부터 환자들을 찾아 보기가 힘들다. 경제 위기설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수술 환자들이 급감했다.
C 안과는 일반 질환자를 받지 않았으나 요즘에는 백내장, 녹내장 등 일반 안과 진료 과목을 보고 있다. 수억원대의 라섹 장비 구입을 하느라 대출 받은 돈을 갚느라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C 안과 원장은 “일부 안과는 문을 닫기 일보 직전이고 경상비용을 줄이기 위해 단독 개업을 공동 개업 형태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수백만원대의 한약재를 구입하는 사람이 크게 줄면서 병원 경영이 갈수록 어렵다. 대전의 한 대형 한의원은 일부 부서의 직원을 반 이상 줄였다. 도저히 경영 수지를 맞출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둔산동의 D 성형외과 원장은 “미용성형 전문 의료기관이 너무 늘어나는데다 경기도 갈수록 호전되지 않음에 따라 의료계가 일반 질환자를 받기 위해 홍보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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