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채용에 나서는 기업은 전체의 절반도 안될 전망이다.
596개사 중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은 272곳, 45.6%에 머물렀다.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란 기업은 34.7%(207곳)이며,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곳도 19.6%(117곳)로 많았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서는 채용 기업 비율이 11.5%포인트가 줄었고, 최근 들어 가장 낮았던 2006년과 비교해서도 4.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작은 기업일수록 사정이 더 나빴다.
대기업은 69.9%가 채용할 예정이며, 채용하지 않는 곳은 14.1%. 채용 미정인 곳은 16.0%였다.
중견기업은 채용을 하는 비율이 45.6%로 뚝 떨어졌다. 채용하지 않는다는 곳은 30.1%로 대기업의 두 배에 육박했다. 24.3%는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었다.
중소기업은 기업의 3분의 1인 29.5%만이 채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채용하지 않는다는 곳이 52.6%나 됐다. 중견·중소기업이 채용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기업 간 빈익빈 부익부 채용 뚜렷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479개사)들이 하반기 뽑는 인원은 총 1만8474명. 지난해 같은 기업들이 1만8861명과 비교해 소폭(2.1%) 감소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중견·중소기업들이 큰 폭으로 채용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이를 떠안은 덕분에 채용 감소폭이 2.1%에 그쳤기 때문이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의 채용은 지난해보다 무려 10.8%, 36.0%나 각각 감소했다. 실제 기업당 채용규모에서도 이런 차이가 드러난다.
기업당 평균 채용인원이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117명에서 올해 139명으로 확대된 반면, 중견기업은 29명→26명, 중소기업은 25명→13명 수준으로 악화됐다. 대기업들이 악화일로에 놓여있는 하반기 채용시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형국이다.
▲업종별 채용 부침 심할 듯
업종별로는 등락이 갈렸다. 기타제조, 물류운수, 자동차 등이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나타난 반면, 석유화학, 식음료 등은 늘었다.
석유화학(+19.5%)업종은 지난해보다 20% 정도 채용이 증가할 전망이다. 식음료(+17.3%) 역시 작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타제조와 물류운수 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내수부진으로 기타제조는 전 업종에서 가장 큰 하락폭(-22.4%)을 보였고, 물류운수도 큰 폭으로 감소(-20.0%)할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와 철강가격 상승으로 자동차(-18.9%), 건설(-17.0%), 기계철강조선(-8.8%) 제약(-5.0%) 전기전자(-2.1%) 등도 하항세가 점쳐지고 있다.
채용규모로 보면 전기전자(3945명)가 가장 많은 인원을 뽑을 전망이고, 금융(2985명), 석유화학(1697명), 기계철강조선(1589명), 식음료(1513명), 정보통신(1369명), 건설(1252명), 제약(1095명) 등의 순이다.
구직자라면 9월을 놓치지 말아야 할 듯하다.
전체의 절반 가까운 48.6%의 기업이 9월에 채용을 시작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10월에도 21.8%로 채용이 많이 몰려있고, 11월 6.2% 12월에는 5.3%가 채용할 것으로 조사됐다./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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