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허문 둔산선사유적지 움집지붕 흉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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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허문 둔산선사유적지 움집지붕 흉물로

지붕 흘러내리고 비닐포장 드러나 관람객 눈살 새로 설치한 안내표지판 글씨도 잘 안보여

  • 승인 2008-09-04 00:00
  • 신문게재 2008-09-05 5면
  • 임연희 기자임연희 기자
지난 6월 담장을 허물고 시민에 개방한 대전 둔산선사유적지가 청동기시대 움집 지붕 짚이 흘러 내려 파란색 비닐포장이 드러나는 등 흉한 모습이어서 관람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또 담장 철거와 함께 새로 설치한 입간판은 회색 바탕에 한글은 흰색, 영문은 검정 글씨로 표기돼 있어 식별이 어려워 관람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둔산 선사유적지는 지난 1991년 둔산 신도시 개발 당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한 곳에서 구석기·신석기·청동기시대의 집터와 유물이 발굴돼 1992년 대전시기념물 28호로 지정된 곳으로 1만8750㎡에 청동기 시대 움집 등을 전시하고 있다.

그동안 담장으로 둘러져 시야가 가리고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져 우범지대로 전락했던 것을 지난 6월 대전시가 정부대전청사쪽과 북쪽 도로에 접한 담을 철거하고 조명과 휴식시설, 주차장 등을 마련해 시민 휴식공간과 역사교육의 장으로 개방했다.

그러나 개방 석 달 만에 청동기시대 움집터 1호 집자리 지붕 짚이 흘러내리는 등 지붕이 듬성듬성해 짚 사이로 파란색 비닐포장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주민 강성철(55 대전시 서구 둔산동)씨는 “담을 허물어 시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좋은데 청동기 시대 상징물인 움집이 비가 오면 짚이 흘러내리고 바람 불면 들썩여 미관상 좋지 않고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 씨는 새로 설치한 안내 표지판에 대해서도 “선조들의 얼이 서린 유적지인 만큼 그 의미를 설명해주는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야하는데 회색 바탕에 영문은 검정 글씨라 보이지만 한글은 흰색 글씨여서 잘 보이지 않는다”며 “짤막하게 몇 줄 설명한 표지판도 키만 훌쩍 컸지 휘청휘청해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둔산선사유적지 관리인 원충호 씨는 “담장을 허문 후 방문객이 급증했는데 움집 지붕이 삭아서 비바람에 흘러내리고 새로 설치한 안내 표지판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곧 겨울인데 큰 눈이라도 와 내려 앉을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문화재과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 태풍으로 지붕이 망가져 파란색 마대를 감싸서 임시조치를 해놨지만 지붕의 소재가 갈대다보니 구하기도 어렵고 나오는 시기가 있어 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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