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선]세제 개편과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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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선]세제 개편과 여성

안정선 공주대 교수

  • 승인 2008-09-04 00:00
  • 신문게재 2008-09-05 20면
  • 안정선 공주대 교수안정선 공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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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경제상황을 두고 IMF직전을 연상케 한다는 우려가 있는 반면 정부와 청와대에서는 선방이라는 용어까지 쓰며 자족하는 엇갈린 평가가 있다. 전문가들의 진정성을 평가할 위치에 있지 못하나 삶으로 체화된 경제를 통해 국민들은 경제이야기를 하고 민심을 통해 평가를 해온 바 있다. 바로 그 최대의 수혜자가 이명박대통령과 한나라당 임을 부인 할 수 없을 것이다.

9월1일 기획재정부의 세제개편안이 확정 발표되었다. 소득세율을 낮추고, 1주택자 양도세 면세기준을 높이고, 상속. 증여세율 낮추는 등의 내용 들이다. 전반적 평가는 대기업과 부유층 , 수도권의 고가 부동산소유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있다.

정부의 세제개편의 궁극적인 목적은 침체되어 있는 투자시장을 활성화시켜 경제지표를 개선하겠다고 한다. 대통령이 기업친화적 정책을 표방했으나 일자리의 양과 질이 나아지지 않아 불만이 높아지자 기업총수들과의 만남을 지연시켜가면서 불편한 심기를 표했다는 언론의 보도를 접한 이후라 혜택을 받은 대기업들과 청와대와의 관계가 궁금하다. 이익잉여자금을 중소기업연계정책과 일자리 창출에 투자하겠노라 서약이라도 했는지, 아니면 정부가 말하는 세출예산의 구조조정을 통해 감세된 재정을 관리하겠다는 것인지 어느 부분에 강조점을 두는지에 따라 사회적 문제이자 체감경제에 영향을 주는 양극화가 심화될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인 경제침체는 노동시장의 악성화에 영향을 줄 것이고 특히 근로소득을 주 생계원으로 하는 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 자명하다. 특히 가계의 주 경제활동원이면서도 부수적 노동인력으로 여겨지는 여성근로자의 경우에 심각성이 더욱 심할 것이다. 통계청의 자료들에 따르면 2008년 7월 현재 총 경제활동참여율은 62.3%이고 여성경제활동참여율은 50.7%이다. 여러자료들의 분석을 통해 대체로 전체근로자의 40%이상이 여성이고 고용의 형태로는 70%에 육박하는 여성이 비정규직으로 보인다. 비정규직의 유형이 기간제, 파견제, 일일고용, 시간제, 가내, 용역, 특수고용 등으로 분류되고 단순사무직이나 서비스업 종사자가 대부분이다. 여성의 일자리의 질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의 욕구는 교육의 양과 질의 확대에 따라 상승되어 왔고 국가의 경쟁력에 여성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의제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실제 지표상으로는 여성인력의 노동시장진입이 비정규직으로 시작되어 고용불안과 임금격차, 비정규직으로의 순환구조를 가지며 진행되어 가고 있다는 자료들이 있다. 대학졸업 후 취업률이 대학정보공시자료에 발표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취업률도 발표된다. 물론 청년실업문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으므로 남학생의 취업상황도 좋은 편은 아니나 여학생의 경우 고용부문과 형태가 한정적이라는 점이 더욱 대비된다.

이번 정부의 세제개편이 고소득층의 소비심리를 촉진시키고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환상이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이미 감세정책을 통한 경제활성화 정책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다른 나라의 정책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오죽하면 반론보다는 간절하게 바란다고 하겠는가라고 생각해주길 부탁한다.

IMF시절 여성들이 정리해고의 우선대상으로 물러나고 남성들의 경제적 부침과 여성경제활동의 상실이 국민의 삶을 나락으로 내몰고 가정해체로 까지 이어지던 사실을 아직도 기억하는 여성들이 있다. 그리고 아직도 기륭전자의 여성들 ,KTX여승무원들, 미완성으로 결론이 난 뉴코아 비정규직 여성근로자들의 피눈물 나는 현장이 있고 고학력의 여성들이 대학에서, 연구현장에서 힘들게 비정규직으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고 불로소득을 통한 부의 재생산구조를 건강하게 바꾸어 내는 정책이 궁극적으로는 여성 일자리의 양과 질을 보장해 준다는 결론을 우리 여성들은 알고 있다. 이번 세제개편은 보편적인 여성들에게 축복일까? 가슴조리는 한편의 쇼를 보는 것 같다.
/안정선 공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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