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0년 대전방송국 발족 당시 전경 |
‘국군이 의정부를 탈환해 북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을 사수할 것이니 동요하지 말고, 생업에 종사하기 바랍니다.`
1950년 6월 27일 밤, 대통령의 특별담화가 라디오 전파를 타고 흘러나간다. 대통령이 서울에 남아 있는 것처럼 방송된 이 담화는 사실 대전에서 대전방송국 중계기를 통해 전파된 것이었다.
지역 방송의 역사는 이 대전방송국에서 시작된다. 1950년 4월 지방방송국 설치법에 따라 공보처 대전방송국이 진말봉씨를 국장으로 목동에서 정식 발족하면서 정부 수립 이후 지역 방송의 첫 장을 연다.
그러나 곧 바로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대전방송국은 임시 중앙방송국 역할을 하다 시설 일체가 철수되기도 했다. 이후 대전방송국은 1961년 대흥동에 공개홀 등을 갖춘 연주소를 마련하고, 1965년 종일 방송을 시작한다. 지역에 처음 TV 전파가 전해진 것은 1966년 식장산 TV중계소 설치되면서부터다.
1973년에는 공영 방송 체제를 수립, 한국방송공사 대전방송국으로 간판을 바꿔 달며, 1978년 목동 사옥을 준공해 첫 로컬 TV 방송을 시작한다.
이 사이 대전문화방송은 민간 방송으로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1963년 라디오 무선국 허가를 받아 중구 대흥동에 문을 열고 다음해 9월 첫 전파를 발사한다. 초대 국장은 김정만씨였고, 그 뒤 TV 무선국 허가를 받은 ‘대전텔레비전방송`이 1971년 동구 정동 일락빌딩에서 TV방송을 시작하면서 전용인씨가 사장으로 취임한다.
1972년 대전문화방송주식회사가 통합 발족되면서 경영권을 가졌던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은 80년대 초 정부의 ‘방송 공영화 시책`에 따라 주식의 49%만 소유한 채 경영권을 이양한다. 최근 이 주식은 지역 기업인 계룡건설과 오성철강이 각각 30%와 19%로 나눠 인수하기도 했다.
군사정권 하에서 통폐합 등의 아픔을 겪었던 방송의 역사는 1990년대 들어 지역 민방이 출현하면서 본격적인 다매체, 다채널 시대를 맞게 된다. 지역에서는 1995년 대전방송이 동구 효동 현 사옥에서 지역 민방으로 개국한다. 당시 문화방송 상임감사를 지낸 임성기씨가 초대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지배주주인 우성사료 정인범 회장이 1997년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에 허가된 방송채널수는 전국적으로 220개에 이른다. 정부 수립 이후 불과 60년만에 ‘매체의 홍수`속에 살게 된 셈이다. 올해 대전·충남에서는 ‘손 안의 TV`로 불리는 지상파 DMB도 상용화 됐다. 마을 한 곳에 모여 TV를 시청하던 시대에서 걸어다니며 TV를 시청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매체 환경의 변화는 지난 60년간의 눈부신 성장의 결과이자 놀라운 생활상의 변화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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