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장애인 고용정책은 1990년 ‘장애인고용촉진등에관한법률` 제정을 시작으로 장애인의무고용제도를 도입하면서 시작되어 일반 고용경쟁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은 별도의 고용모델의 대안으로 직업재활시설, 복지공장, 장애인중심기업, 최근에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과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고용모델이 실시되고 있으나, 중증장애인 고용률은 여전히 바닥에 머물러 있다.
중증장애인 고용률이 저조한 이유는 중증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정부의 장애인 고용정책 개선과 기업에서 장애인을 많이 고용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과 사회적 환경조성과 더불어 또 다른 대안으로 당사자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협동조합” 형태의 자립형 창업을 제시하고 싶다.
일부지역에서 장애인부모회를 중심으로 중증장애인 창업을 시도하였지만 거의 모든 사례에서 뚜렷한 수익구조를 마련하지 못하여 실패 하였다. 이러한 실패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중증장애인이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이해하고 생산품을 정기적으로 사줄 수 있는 든든한 후원자들을 발굴하는 것이다.
물론 생산품은 후원자들에게 꼭 필요한 고품질의 생필품이어야 할 것이며 정기적으로 물건을 배달하여 생산품을 구매하는데 어려움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일예로 장애인중심기업 “맑은아침”에서는 1,000명의 행복바이러스에 감염된 후원자가 있다. 이들은 매월 정기적으로 쿠기와 천연비누를 사주는 후원을 하고 있는데 이들의 후원금으로 13명의 중증장애인들이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
맑은 아침의 후원자들은 중증장애인들에게 단순히 시혜적 마음으로 후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다, 즉, “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고기잡는 법을 가르치는” 현명한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행복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다.
행복 바이러스는 다른 전염병처럼 빨리 확산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천천히 확산되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일단 행복 바이러스에 전염된 후원자들은 아주 오래 동안 그 병을 앓게 되는 경향이 있어 중증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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