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관장은 취임 후 지역 출신 예술가들을 유명 공연 무대에 캐스팅해 다양한 장르에 출연시켜 지역 공연 문화의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민 혈세 투입, 그러나 무늬만 스타 키우기=예를 들면 국내외 유명 공연단체 초청 때 지역에서 활동 중인 ‘인재`를 적극적으로 기용, ‘우물 안 개구리` 범주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게 나타나 지역 공연계가 전당 측이 무늬만 지역 예술가 스타 만들기 라는 구호를 내뱉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전당이 3억 5000만원의 큰 예산을 들여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고양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제작 예정인 오페라 ‘토스카`를 제작 예정이다.
전당은 지난 2006년 5억여원 예산으로 선보였던 오페라 ‘아이다`처럼 이번에도 실제배역은 내정한 후 공개 오디션 절차를 흉내만 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이번 오디션 심사위원에 참가한 한 위원이 심사결과를 무시하고 높은 점수를 받은 지역 출신 성악가의 출연 기회를 사실상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당 측은 지역 출신이라고 배역을 준다는 것은 수준 높은 공연을 향유하고자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답변을 했다.
공연이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기획도 있지만 지역의 공연 문화 활성화에 염두를 둔 것이기 때문에 전당을 지탄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지역 공연계의 한 원로 인사는 “전임 관장도 지역 공연계와 소통을 하지 못해 사실상 불명예 퇴진했는데 현 관장의 마인드도 마찬가지”라며 “지도 감독을 하는 대전시는 뭐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예비 스타 양성 시스템도 부재=전당의 스타 키우기는 시스템의 부재론이라는 지적도 같이 받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BBC필하모닉의 협연자로 지역출신 피아니스트 조이스 양(한국명 양희원) 공연 이후 마땅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조이스 양 처럼 이미 외국 무대에서 인정받은 사람을 출연시키기 보다는 엄격한 오디션 등을 통해 예비 스타들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나 어디에서도 이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지역 공연계의 중론이다.
전당 소속 ‘대전 챔버 뮤직 소사이어티(이하 C.M.S)` 창단도 지역 음악인들에겐 ‘민간악단 죽이기`로 인식,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역음악계에서는 C,M.S 멤버가 별도의 자문위원회없이 전당 관장의 독단으로 이뤄졌고 현재 지역 음대교수나 대전시립교향악단 단원으로 특정대학 출신과 외국 유학파 중심 이다보니 예비스타 양성과는 멀다는 주장이다.
전임 관장시절부터 진행해 오는 ‘뉴 아티스트 콘서트`와 ‘우리시대 음악인` 등은 다소 지역 출신이나 활동하는 음악인들에게 배려하고 있으나 ‘우리시대 음악인`도 교수 중심으로 기획되고 있다.
지역 대학의 한 음악 전공 교수는 “완성된 공연자들만 캐스팅한다면 미래를 보기 힘들다”며 “전당의 예비스타를 발굴하는 매니지먼트와 대전시의 지역 문화 정책 양성책이 지금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문숙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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