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교단을 떠난 아쉬움보다 자신이 가르친 제자들이 미술을 배운 목적을 정확히 알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고마웠기 때문이었다.
임양수 선생은 "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로 아이들을 가르쳤었는데 배우는 아이들이 잘 따르고 그 모습이 좋아 직업이 됐다"며 "선생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즐겁게 일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1970년 금산 동중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은 그는 2년 뒤 대전 북중학교(현재 제일 중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겨 미술에 소질과 관심있는 학생들을 발굴했다.
학생들이 특징을 기록하고 제출한 작품을 보관하며 어린 학생들이 미술을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했다. 또, 졸업한 제자들의 근황도 꼬박꼬박 챙겨가며 한번 맺은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놓지 않았다.
특히 학생들에게 미술을 배우는 목적을 정확히 알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한 가장 중요하게 가르쳤다.
임양수 선생은 "목표가 올바르게 설정되지 않는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릇된 길로 빠질 수 있다"며 "매 학기 수업을 시작할 때마다 학생들에게 정서가 메말라 가는 현대사회에서 미적 정서를 높이고 인간성을 순화시켜 고상한 생활 습과과 인격도야가 미술을 배우는 목적이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스승의 사랑을 받고 자란 학생들은 보답이라도 하듯 북중학교 출신 미술인 모임인 `북우(北友)`전을 결성해 서로를 격려하며 작품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퇴작을 앞둔 은사(恩師)의 사은전을 마련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제자들의 소중한 마음을 담아 개최한 사은전에서 교단을 떠나는 선생은 그동안 간직해 온 학생들의 제출한 화첩의 일부를 모아 `모듬탑`을 제작해 마지막 가르침을 선사하며 제자들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을 나타냈다.
그는 "잘려진 화첩의 일부를 사람 인(人)자로 형상화해 모듬탑을 만들어 제자들이 서로 의지하며 더불어 함께 세상을 살기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며 "미술을 배운 제자들인 만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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