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방이 책으로 장식된 서가에서 우아하게 독서에 탐닉하는 모습, 아니면 마호가니 책상에 앉아 깃털 펜을 우아하게 들고 창작의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상상일 뿐이다. 문학계의 전설적인 인물들 대다수는 소심하고 내향적인 책벌레가 아니라 헐리우드 배우들 못지않게 방탕하게 살았으며 패리스 힐튼 뺨치는 파티광들도 수두룩했다. 러시아의 대문호 레오 톨스토이는 오늘날 아이돌 그룹에 열광하는 소녀들처럼 열광적인-때로는 너무 지나쳐서 그의 집 앞에 진을 치고 사는-수많은 팬들을 거느리기도 했다.
이 책의 작가 로버트 슈나겐베르크는 문학계의 전설적인 인물들 대다수가 약물중독자에, 바람둥이가 가장 많았고, 깃털 펜보다는 반쯤 빈 술병을 손에 들고 있던 모습이 익숙하다고 말한다. 내용에 대한 당부의 한마디를 하자면 ‘이런 종류의 책이다 보니 매우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전 세계의 모든 위대한 작가들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이 책을 쓰면서 역사상 가장 우상시 되었고 가장 흥미로운 작가들만 공정하게 표본 추출하여 명단을 압축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세익스피어부터 시작해 프란츠 카프카, 어니스트 헤밍웨이등 30명의 작가의 사생활을 중심으로 씌여있다. 내용은 대충 이런 식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가 오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이다.
그는 전 세계 위대한 소설가들 중 가장 뚱뚱한 축에 속한다. 그는 엄청난 식탐과 별난 옷차림, 그리고 세련되지 못한 태도로 악명 높았다. 그는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10여개의 양고기 커틀릿, 순무를 곁들인 오리 한 마리, 노르망디산 서대기 한 마리 , 자고새 두 마리, 그리고 100개가 넘는 굴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고 한다. 그리고 배 12개, 다양한 종류의 과자와 케이크를 디저트로 먹었다.
이렇게 많이 먹을수 있던 가장 큰 원천은 끈기라고 한다. 그의 끈기는 대단해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 하루 15시간 이상을 커피와 흥분제등을 복용하면서 글을 썼으며, 이런 노력의 댓가가 20년 동안 97권의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많은 돈을 벌었지만 한 푼도 남김없이 다 써버렸고, 노상 빚에 쪼달리며 살아야 했다.
결국 늦게 결혼후 집으로 돌아와 보니 오랫동안 자기 밑에서 일하던 하인이 죽었음을 알고 울부짖으며, “불길한 징조다. 나는 살아서 이 집을 나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고 몇 달 뒤 그는 그 집에서 51세에 수명을 다한다.
이외에도 평생을 약물에 취해 살면서도 너무나 도덕적인 문학 작품 『작은 아씨들』을 쓴 루이자 메이 올컷, 세금 내기를 거부한 지독한 구두쇠였던 『반지의 제왕』의 작가 J. R. R. 톨킨도, 몸에만 좋다면 오줌을 마시는 것도 꺼려하지 않았던 돌팔이 의사 J. D. 샐린저도, 위대한 문학가들에 대한 우리의 환상을 가차 없이 깨버리는 별난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이런 문학계의 거물들을 처음 만났을 때 듣지 못했을 모든 결점과 약점, 그리고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들려주면서 그의 작품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그리고 그의 작품의 특징이 왜 그런지를 알기 쉽게 해준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경우도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공부에 무관심한 학생으로 낙인찍혔고, 20대에는 도박을 하고 성병에 감염되면서 보냈다.
30대 중반에 소냐 라는 여성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안정을 찾으면서 13명의 자식을 낳고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라는 걸작을 쓰면서 명성과 부를 얻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삶이 고결하지 않다는 믿음이 깊어지면서 정신적으로 침체된 상태에 빠졌고, 술, 담배, 고기를 끊고 기독교무정부주의에 빠져 자신의 재산을 소작인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아내 소냐와 사이가 나빠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체르트코프라는 교활한 식객이 나이 들어 비실거리는 톨스토이를 설득해 톨스토이의 모든 재산을 자기에게 물려주도록 흉께를 꾸미자 아내 소냐의 인내심은 한계를 넘었다. 소냐는 톨스토이를 잔인할 정도로 감시했고, 82세의 전설적인 인물은 아내에게 쪽지 한 장만을 남기고 한밤중에 몰래 집을 떠난다.
“나는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매우 자주 하는 일을 하고 있다. 내 인생의 마지막 나날을 홀로 고요하게 보내기 위해 세상을 포기하는 것이다.”
길고 하얀 턱수염이 꽁꽁 얼어붙은 채 헛소리를 하던 그는 1910년 11월 20일 철도 역장실 바닥에서 숨을 거뒀다.
전 세계 문학계의 거목들의 또 다른 이면을 통해서 그들의 작품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훈서적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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