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혼합판매’ 오늘부터

상표표시제 폐지… ℓ당 40~50원 하락 기대

1일부터 특정 주유소에서도 여러 정유사의 석유제품을 팔수 있다.
정부는 9월 1일부터 한 주유소에서 특정 정유사의 제품만 팔도록 한 ‘상표표시제 고시`를 폐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주유소에서 특정 정유사의 상표를 게시했어도 혼합판매 사실을 표시하면 다른 정유사의 제품을 팔수 있게 된다.

정부는 ‘상표표시제`가 폐지되면 정유사의 우월적 지위가 사라지고 제품 공급 경쟁이 벌어져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정유사들은 유통 마진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인하 효과는 별로 없고 혼합 판매로 품질 저하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그러면서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하지만 한국주유소협회는 혼합판매의 허용으로 주유소와 정유사의 전속계약이 줄고 정유사의 공급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기름값이 ℓ당 40~50원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상당수의 주유소가 혼합판매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앞으로 정유사와 카드사가 제휴를 해 기름값을 할인해 주는 관행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9월부터 정유사에 대한 주유소의 협상력이 강화돼 석유제품의 유통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벌어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며 긍정 평가했다.

한편, ‘상표표시제 고시`는 1992년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호하고 정유사 간 품질 경쟁을 유도할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정유소와 주유소의 배타적 거래를 사실상 조장했고 실질적인 품질 경쟁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백운석기자 b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