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한 달에 35만 원 하는 하숙비가 더 오른다고 해서 요즘 비용이 저렴한 곳을 알아보고 있는데 학교 기숙사도 들어가기 어려워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많다”며 하소연했다.
A씨는 이어 “다른 지역 학생들은 지자체가 마련한 학사에서 10만 원 대의 저렴한 비용으로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부러움을 넘어 대전출신인 것이 서럽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대전 학사`가 없어 대전출신 ‘서울 유학생`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지역 인재 육성 및 저소득층 학생 지원을 위해 상당수 광역 지자체가 서울에 학사(學舍)를 운영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자체 학사는 주소를 해당 지역에 두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10만 원 대의 저렴한 가격에 좋은 시설에서 통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매력적인 시설이다.
지역 학생들에게 애향심 및 협동심을 길러줄 있는 것도 학사 운영으로부터 얻어지는 긍정적인 효과. 이 때문에 전국의 7개 광역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해 서울에 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공동으로 지난 1994년부터 서울에 남도학숙 이라는 기숙사를 운영, 800여 명에 달하는 이 지역 출신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월 이용료는 14만 원으로 서울권 하숙비의 3분의 1수준이다.
남도 학숙 관계자는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학사에 들어오려는 학생들의 경쟁률이 4대 1에 이를 정도로 인기만점”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도 1990년부터 운영해 경기학사를 운영해 오면서 월 12만 원에 336명의 지역 학생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경기학사 관계자는 “경기학사 운영으로 면학분위기 조성, 협동심 고취는 물론 지역 인재에게 경기 인의 긍지를 심어줄 수 있어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학사 운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학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지자체도 있다.
1992년부터 ‘충북 학사`를 운영해 온 충북도는 현 개포동 건물을 매각하고 당산동에 새로운 학사 건립을 추진 중이다.
새 학사가 생기면 270명인 현 정원이 350명 가량으로 늘어나 더욱 많은 충북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밖에 강원도(강원학사,265명), 전북도(전북학사, 378명), 제주도(탐라영재관, 300명)도 지역 출신 학생들을 대상으로 월 이용료 13~15만 원으로 학사를 운영 중이다.
대전 출신 ‘서울 유학생` 사이에서는 각 지자체가 서울에 있는 학사를 운영하며 지원을 늘리고 것처럼 대전시도 ‘대전 학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대전 학사 설립 계획은 없다”며 “그렇지만 장학재단 설립 등 지역 출신 학생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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