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모 국제로타리 3680지구 라일라 위원장 |
‘젊음이 있는 곳에(1988)’라는 라디오 진행자로 방송을 시작해서 ‘신바람 오후2시’, ‘노래하는 중계차’, ‘여기는 대전 EXPO’, ‘라디엔티어링’, ‘젊음의 행진’, ‘즐거운 우리 집’, ‘중학생 퀴즈’, ‘TV장터’, ‘세상체험’, ‘GO! GO!’, ‘토크 엔 조이’, ‘TV동창회’, ‘교통가족 노래자랑’, ‘할머니, 할아버지 노래자랑’, ‘대학생 옛 노래 가요제’ 등…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종 프로그램과 지역 축제, 특집 행사를 쉼 없이 진행해 왔다. 지금은 ‘특급작전(월~금, 오후 6시5분~8시까지, 표준 Fm92.5MHz)’을 진행하고 있다.
20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난 항상 풀리지 않는 숙제 때문에 고민을 한다. 방송을 하면서 늘 부딪히고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영원한 숙제, ‘과연 지역방송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다.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개편 때마다 나에게 괴로움을 준 것이 ‘시청률이 안 나와서 프로그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였다. 그러면서 방송 스태프들이 고민하는 첫 번째 큰 장벽은 ‘제작비’다. 다른 도시에 비해 광고시장이 열악한 대전에서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가장 우선시 되는 항목이기도하다.
즉, 쉽게 말하자면 방송사 입장에서는 들어간 만큼 나와야 하는 것이다. 당연하다.
하지만 열악한 제작지원 시스템에서 최고 인기 연예인들이 나오고 물량 공세를 퍼붓는 중앙방송사의 프로그램과 지역방송이 경쟁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항상 지역방송이 안고 있는 딜레마가 ‘시청률을 따르느냐?’, ‘지역성을 살려서 로컬프로그램을 만드느냐?’이다.
프로듀서는 경영진에게 제작비 인상을 요구한다. 그럼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경영진은 프로듀서에게 요구한다.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시청률이 높으면 광고가 많이 붙기 때문에)을 만들라고 그럼 제작비를 올려준다고.
과연 닭이 먼저일까? 계란이 먼저일까?
지난 5월29일 난 OBS 경인TV 주철환 사장의 특강을 듣게 되었다. 지역방송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에 대한 특강이었다. 주철환사장은 ‘방송은 농사를 짓는 것과 같다. 그것도 일반 농사가 아니라 인삼농사!’와 같다고 한다. 즉, 1년 앞을 바라보는 논농사나 일반 농사가 아니라 5~6년 앞을 바라봐야 상품 가치를 인정받는 인삼농사와 같이 멀리 앞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력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질문을 했다.
김준모 : 지역방송이 지역민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시청률’과 ‘지역성’ 중 어느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까?
주철환 : 참, 어리석은 질문이군요. ‘시청률’은 ‘민심’입니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민심’을 저버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시청률’과 ‘지역성’이 부딪친다면 이렇게 말씀을 드리죠. ‘시청률’은 ‘맛’이고 ‘지역성’은 ‘영양’입니다. ‘맛’과 ‘영양’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저라면 ‘맛’을 버리고 ‘영양’을 선택하겠습니다.
지역방송의 선택은 지역민이 한다. 하지만 좋은 방송은 누가 만드는가?
‘맛’있는 방송, ‘영양가’있는 방송, 과연 ‘맛’과 ‘영양’에서 우리 지역방송은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 지역민들은 과연 무엇을 선택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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