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 대전괴정고 교사 |
지금은 대중매체를 통해 모든 정보가 공개되고 시공을 초월하여 변하는 현상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사회가 되다보니 진학문제가 됐든 취업 문제가 됐든 간에 전문가가 따로 있어보이진 않는다. 학생·학부모·교사 어느 집단이 됐든 간에 관심만 가지고 접근하면 모든 문제에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학생들의 아니 온 국민의 목표가 하나로 집약된 듯한 느낌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해야 멋진 미래를 보장이라도 받을 듯, 일단은 모두가 명문고 명문대 진학에 매달리다 보니 아이들은 능력과 적성보다 먼저 일류라는 목표에 강요받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은 짚어봐야 할 문제가 아닌지 생각해본다.
나는 음악교사로서 비교적 특기적성과 어울리는 교육활동을 많이 해온 편이다. 합창, 리코더합주, 브라스밴드, 사물놀이 등 동아리 활동과 함께 해온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는 여러 아이들이 중학교 시절부터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전전하다가 오직 나팔 부는 재미로 혹은 기타 치는 재미로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많았었다. 또 어떤 아이는 자율학습시간을 통해 난로 옆에서 짬을 내어 악보를 그리며 음대에 진학해 음악인이 된 아이들도 숱하다.
오늘도 포장집을 하는 제 엄마의 포장마차를 끌어다 주고 다시 학교로 들어와 나팔을 불던 아이도 생각난다. 그렇게 사고를 쳐 고등학교에 보내기도 힘들었는데 고등학교에 와서는 나팔 부는 재미로 학교를 다닌다고 그 어머니가 그리도 고마워했다.
‘선생님, 우리 아이는 선생님 때문에 학교에 다닙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어느 날 연습에 오질 않아 물어물어 아이들 집에 찾아갔더니 어머니가 전하는 얘기였다.
녀석이 무엇 때문에 학교에 다녔겠는가?
그 아이는 그것이 바로 하고 싶은 것이었나 보다, 아니 적성에 맞는 것이었나 보다. 그런 아이들 덕분에 그 해 우리 관악합주단은 전국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모름지기 교육은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 모습이 다 다른 것처럼 교육도 다양한 메뉴로 접근하고 또 다양한 곳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 아이들이 노래하고 춤추고 뛰노는 모습이 우리 학교에 만연해야 한다. 한 소절의 노랫말에 눈물 흘리고 아름다운 가락과 아름다운 그림에 감동할 줄 아는 아이들이 많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진학에 대한 가치도 중요하지만, 교정에서 노랫소리가 흘러나오는 여유로운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강요하는 인성보다 느끼는 교육으로 발전하기 위해…. 해서 난 아직도 교정에 울리는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더 그립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