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출신 남명래 화백 특별상 수상
▲ 이스탄불만화박물관 도서실의 만화전 심사 광경. |
이번 터키 방문은 이스탄불만화박물관에서 나스레딘 호쟈 국제만화전의 응모작품을 심사하는 일이 주요 목적이었다.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가 이스탄불을 ‘인류문명이 살아있는 옥외박물관`이라고 말했듯이, 로마ㆍ비잔틴ㆍ오스만 제국의 문화유산이 곳곳에 산재되어 있어서 도시 전체가 박물관과 같았다.
케말 총무의 안내로 은행박물관까지 둘러보다가, 마침내 만화유머박물관에서 응모된 작품을 심사하게 되었다. 원래, 1975년에 처음으로 개설한 만화박물관은 5년만에 이 건물이 붕괴되어 1989년 2월에 옛 모슬렘신학교를 양도받아 재개장하였다. 현재 만화전시실, 유머도서실, 사료보관소, 판화작업실, 기타 문화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사각형의 고풍스러운 건물 안에 아늑한 정원으로 차있다. 좁고 길쭉한 아취형 전시실에는 중세 이후로부터 작가들의 작품과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유머도서실에는 터키에서 발행한 신문잡지 만화를 비롯한 해외만화 자료를 잘 정리해놓아 항시 열람하기가 편리하다. 여기에 필자가 집필한 ‘한국만화사ㆍ세계만화사`와 ‘반세기만화전`과 ‘대전국제만화영상전`의 18권 도록과 3,000점을 수록한 CD 한 세트를 기증하여 한국만화의 일부나마 터키에 소개하게 되었다.
이 만화박물관 도서실에서 제28회 나스레딘 호쟈 국제만화전의 심사가 하루 종일 이루어졌다. 터키 ‘통속유머의 달인`이었던 나스레딘 호쟈(1208-1285)를 기리기 위하여 터키만화가협회가 매년 개최하는 이 국제만화전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인류의 공통어인 유머로 관용하고 평화스러운 세계를 이룩해보려는 취지로 ‘최고의ㆍ원화ㆍ한 작품` 만을 공모하는 독특한 대회였다. 세계 각국의 이름난 작가들이 다수 참여하여 작품의 질이 높았다. 1,000여점 이상의 출품작 가운데 10여명의 한국작가들도 참가하였다.
터키국제만화전의 심사는 지난 8일 오전부터 10명의 심사위원들이 1명, 2명, 3명, 4명씩 몇 차례의 찬성과 반대의 당락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여 선별하였다. 이날 오후 늦게 최종적으로 20점이 올라왔을 때에 각자가 1등에서 20등까지를 채점한 점수판을 합산 집계하여 대상 1명, 명예상 4명, 특별상 15명을 최종적으로 확정하였다.
인도네시아의 알리프 수트리스탄토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고, 대전 출신의 남명래 화백이 특별상을 받게 되었다. 17년간 DICACO 행사를 주관하면서 수천명의 작가와 3만여점의 응모작을 정리해왔기 때문에 모작과 도작 등의 표절 행위를 선별하는 중책을 맡고 그 심사의 권위를 인정받아서 흐뭇한 보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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