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은 3억 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10월 2일부터 5일까지 고양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오페라 ‘토스카`를 제작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당은 지난 4월 주요 배역 공개 오디션을 공고, 에드몬 콜로메르 대전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박세원 서울대 명예교수, 장동욱 목원대 교수 등 3명의 심사위원을 위촉해서 6월 7일 오디션에 응시한 7명에 대한 심사를 맡겼다.
하지만 전당 한 관계자가 오디션 전날인 6월 6일 3명의 심사위원 가운데 A씨에게 이미 토스카역은 B씨가 내정됐다며 이 배역은 선정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심사위원 A씨는 이미 정해진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심사를 거부하자, 이후 전당은 B씨의 캐스팅을 없었던 것으로 하겠다고 번복해서 A씨가 오디션 심사에 참여하게 됐다.
심사당일 에드몬 콜로메르 상임지휘자를 제외한 2명의 위원이 지역 출신 성악가 1명을 적격자로 판단했으나, 전당은 심사결과를 무시한 채 지난 6월 10일 적격자가 없다고 발표했다.
최근 전당 측은 높은 점수를 받은 지역 출신 성악가는 배제하고 토스카 예술 감독과 고양문화재단과 협의를 했다며 주요 배역에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성악가들로 지명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음악계 전당의 형식적인 오디션 절차와 지역 성악가 홀대론을 두고 전당 측을 향해 불만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대형 오페라 제작인 만큼 높은 음악 수준을 요구받지만 지역 예술인 스타 만들기 차원에서 일부 배역을 지역 성악가에게 할당하는 것이 마땅한 게 아니냐며 뒤늦게 나마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 인사는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오페라 공연에도 홀대론이 빚어지고 있다”며 “심사위원 3명 가운데 2명이 적격으로 판단한 것도 뒤집고 다른 사람을 기용하려면 공개 오디션을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전당 관계자는 “지역에서 잘 활동하지 않는 성악가를 무조건 지역 출신이라고 배역을 준다는 것은 수준 높은 공연을 향유하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당은 지역민을 위한 공간이지만 지역 예술인을 위한 공간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이 공연은 올 전당 기획 공연 가운데 가장 큰 예산 규모로 에드몬 콜로메르 대전 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예술감독을 맡고 이태리 볼로냐 극장에서 무대세트와 의상, 소품 등을 가져오는 전당의 대형 프로젝트다. /배문숙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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