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에 유물을 기증한 사례는 이례적인 것으로 향후 일본이 우리나라의‘문화재 환수 운동`에 참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아메미아 히로스케(雨宮宏輔·76)씨는 25일 충남도청을 방문, 이완구 지사에게 총 68종 328점에 달하는 유물 기증서를 전달했다.
공주에서 태어나 심상소학교(현 봉황초등학교)를 졸업한 히로스케씨는 공주중학교 1학년 때인 1945년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패망하자 선친을 따라 귀국했으며, 현재 일제시대 때 공주에서 살았거나 공주에 학연이 있는 일본인들의 모임인 공주회(公州會) 회장을 맡고 있다.
이날 히로스케씨가 기증한 유물은 마제석검과 음각청자화조문대접, 청동거울, 벼류, 옻칠바가지, 일제시대 국내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사진이 담긴 우편 엽서, 대한제국 관련 우편 엽서 등 청동기시대부터 일제시대까지 망라돼 있다.
이 유물들은 히로스케씨의 선친인 아메미아 다다마사(雨宮忠正)씨가 소장했던 유물의 일부로, 다다마사씨는 공주에서 사업을 하면서 취미로 골동품을 수집했으며, 해방 직후 혼란기에 대부분 도난당했다고 히로스케씨는 설명했다.
▲ 25일 일본인 아메미아 히로스케(76세)씨는 충청남도에 개인소장유물인 마제석검,청동거울,청자등 고고유물과 구한말 일제시대 각종기념엽서등 68종 328점을 기증, 이완구지사와 강태봉 도의원등 관계공무원등이 기증 유물들을 둘러보고있다. /김상구기자ttiger39@ |
공주 금강을 소재로 한 엽서에는 1910년 금강에 가설된 섭다리 사진이 국내 최초로 선보여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히로스케씨는 “무령왕네트워크협의회(회장 정영일)와 공주향토문화연구회(회장 윤여헌)가 2006년 6월 일본 사가현(佐賀縣) 가라츠시(唐津市)에서 개최한 ‘무령왕 탄생 기념비 제막식`에 개인적으로 참석했다가 유물 반환운동 소식을 듣고 소장유물 기증 의사를 밝혔다”며 “이제 유물이 제 자리를 찾은 것 같아 마음이 흐뭇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귀중한 문화재를 충남도에 기증한 히로스케씨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전문가의 감정평가를 거쳐 국가 또는 도 지정 문화재로 지정하는 한편 충남역사문화원에 해당 유물을 전시하고 백제문화재단을 설립해 민간차원의 ‘백제유물 반환·보존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이번에 기증받은 유물은 감정 후에 일본에서 전시회를 갖고, 일본 내 한국 유불 반환의 계기를 만들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두선 기자 cds0817@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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