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의료사고 오리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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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의료사고 오리발 여전

피해자 정보부족 악용 책임회피… 진료기록 등 확보해야

  • 승인 2008-08-25 00:00
  • 신문게재 2008-08-26 5면
  • 조양수 기자조양수 기자
일부 중소 병원을 비롯해 대형 병원들이 의료사고를 저질러 놓고도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대전주부교실과 YWCA 소비자고발센터에 따르면 의료 분쟁이 발생하면 진료기록 확보와 법률 자문 등에서 문외한인 환자 입장에서 여전히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사례1= 음식점 주방장인 A씨는 지난해 말 대전의 한 종합병원에서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았다가 수술 부위에 이상이 생겼다. 수술을 받은 뒤 통증이 계속돼 다른 병원에서 근전도 검사를 받은 결과 심각한 이상이 발견된 것. A씨는 즉시 병원 측에 배상을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A씨가 `세금을 납부한 이력이 없다`며 배상액 결정을 미루고 있다.

사례2= B씨는 치과병원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뒤 5년 동안 후유증을 앓았다. 시술한 치아가 깨지고, 치아를 고정한 나사까지 빠졌지만 병원 측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진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환불을 거부했다. 참다못한 B씨는 대전주부교실의 문을 두드리고서야 5년 째 계속된 병원 측의 거짓말을 떨쳐 낼 수 있었다.

사례3= C씨는 종합병원에서 허리 수술을 받은 뒤 허리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하루 만에 간단하게 수술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만 믿고 수술을 받기로 결정한 C씨는 7일 만에 4차례에 걸쳐 레이저 수술을 받은 상태였다. 의사의 판단에 인공 관절 수술을 받게 된 C씨는 수술 후 계단을 내려가지 못할 정도 심한 후유증을 겪고 있으나 담당의는 "2년 후엔 다리가 원상태로 돌아 올 것"이라며 책임을 각서로 대신했다.

사례4= 공주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한 D씨는 병원에 입원했다가 동료 환자들에게 구타를 당해 코뼈가 부러졌다. 보호자 측은 병원 측이 관리감독 소홀로 "D씨가 구타를 당한 뒤 심한 충격으로 오줌을 싸고, 헛소리를 하는 등 상태가 악화됐다"며 정신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병원 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이처럼 병원 쪽의 잘못이 분명한 의료사고에서도 피해자들은 의료 정보 부족 등으로 쉽게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전주부교실과 YWCA 소비자고발센터는 의료사고가 났을 때에는 ▲병원 진료기록을 즉시 받아낼 것 ▲의료 사고 경위서를 시간대별로 작성할 것 ▲의료소송 전에 진실규명이 가능한지 먼저 판단할 것 ▲의료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것 등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문현웅 변호사는 "병원 측이 보상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화가 나고 억울한 마음이 앞서더라도 무작정 인터넷 등에 글을 유포하거나 전단지를 배포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조양수 기자 coolj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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