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으로 2년6개월간 투병생활을 했던 살림이스트 윤정혜씨가 자신을 지칭하는 말이다.
암환자가 행복하다는 것은 현실을 초월했거나 신의 경지에 이른 깨달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암을 극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극복 방법을 전하고자 하는 그의 신념이 놀라울 뿐 아니라 하루하루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고 있는 윤씨의 행복한 비결이 궁금했다.
실제 만나 본 윤정혜씨는 한없이 행복하고, 자신감이 넘쳤다. 혜천대학 이사장의 안사람이자 살림이스트라는 호칭의 예술활동, 다일공동체 ‘밥퍼’와 무료병원인 ‘다일 천사병원’협력자 등 여러 개의 호칭으로 활동하는 윤씨의 얼굴은 환하기까지 하다.
지난 3월 윤씨는 유방암 암투병을 극복하기까지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음식과 조리법, 예방음식, 환자들을 위한 생활방식 조언 등의 내용을 담은 ‘희망 전도사가 전하는 핑크파워 푸드’라는 책을 냈다.
책에는 유방암 수술환자들을 위한 조언을 비롯해 유방암 식사 원칙, 자신이 투병생활 중 먹었던 항암 음식 조리법을 상세하게 적어놨다. 신앙인으로서 투병생활에 힘이 됐던 신에 대한 감사가 책 곳곳에 뭍어난다.
“기자님 그 사실 아세요? 대전이 전국에서 유방암 환자 발병률이 1위라는 것…”
윤정혜씨는 유방암 이야기를 꺼내면서 지역 현황부터 거론했다. 서울시와 모든 광역시를 제치고 대전시에서 유방암이 유난히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책을 집필하는 데 박혜덕 대전유방암센터 원장으로부터 의학상식과 통계자료의 도움을 받았던 만큼 지역 현황도 꿰뚫고 있었다.
그는 “암과 싸워 이기려면 행복한 암환자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인간은 자생력이 있어서 병을 이겨낼 것이라는 의지가 있으면 이겨낼 수 있다”며 “항암치료를 받으러 가면서 머리를 깎고 간다든지, 목욕탕을 가서 당당하게 자신을 노출시키는 등 준비하고 이겨내라”고 조언했다.
윤씨는 유방암이 발병하고 항암치료를 받는 투병 기간 중에도 살림이스트로 예술 활동을 했었다. 살림을 하면서 식탁 하나하나에 예술적, 미적 감각을 담는 작품 활동이다. 아프다고 누워있지 않고 자신의 일을 활발하게 하면서 행복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일주일에 3번 이상은 햇빛을 쐬며 걸었다. 자연의 에너지를 받으며 비가 오면 비 오는 에너지를, 따뜻한 해가 비추면 햇살의 에너지를 받으며 걷고 또 걸었다.
“자신에 대한 관리를 게을리했기 때문에 병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음식과 운동, 마음가짐은 병을 극복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암을 이겨내고 있는 윤정혜씨 |
“한국의 발효식품 된장과 간장, 그리고 고명 등은 대단한 음식”이라고 말하는 그는 사람 몸 스스로가 자생력을 갖고 있다고 여긴다.
어느날 김치전이 먹고 싶다면 우리 몸에서 유산균을 필요로 한 것이고, 음식을 통해 이를 충족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음식들도 무다시마 말이, 굴회, 아스파라거스 찜 등 식품 그대로의 맛을 살려 양념을 최소화 한 것이 특징이다. 철마다 제철 과일을 주스로 만들어 마셨다.
그는 되도록이면 조리를 하지 않고 자연 상태로의 음식을 즐겼으며 음식을 먹기 앞서 기쁜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자신이 직접 아픔과 고통을 겪은 후 ‘못 보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윤정혜씨는 자신의 투병기를 담아 유방암 환자들에게 희망메시지를 전한다.
‘표류할지라도 가라앉지 마라’
지금은 힘들게 물 위에 떠다니며 표류한다고 할지라도 포기하고 가라앉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게 암환자들에게 주는 간절한, 그리고 확신에 찬 그의 당부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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