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호 국회의원(자유선진당) |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국한다는 것이 모험이었다. 이미 중국 공산당에 통보된 방문단 17명 의원 중 단장인 문희상 국회부의장 외에 겨우 4명만이 함께 출국하였다. 이모임을 뒤에서 후원하고 계획을 도와준 한중 친선협회 이세기 회장은 미안한 마음에서인지 중국공산당 간부에게 장황하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마터면 큰 결례가 될 뻔했다. 예약하기 힘든 방, 그것도 평상시보다 10배로 올려받아 80만원하는 방 10여개를 빈방으로 남긴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북경올림픽 기간중 삼엄한 경비는 듣는 것과 같았다. 이제 목표는 사고없이 이 기간을 보내는 것이다.
중국에서 만나기 힘든 고위 지도자들을 만났다.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자칭린 주석, 외교부 양제츠부장, 공산당 대외연락부 왕자루이 부장, 중국경제의 40%를 담당하는 상하이의 위정성 당서기를 직접 만나 보았다. 중국의 지도자는 인민을 위하여 봉사한다는 섬김의 정치 신념이 있는 것 같다.
사스나 쓰촨성 지진때 보여준 허름한 점퍼차림의 원자바오 총리의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모습이 중국 지도자상이다.
1000만 이상이 살고 미국의 뉴욕과 같은 마천루가 있는 포동지구를 관장하는 위정성 상하이 당서기에게 골프를 치느냐고 물었더니 못 친다고 대답한다.
상하이를 찾는 사람들은 매년 달라지는 모습에 놀란다. 15년전 우리나라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자고 귀찮게 했던 중국의 도시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그런지 과거에 비한다면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목이 뻣뻣하다고 느낀다. 2,3년전에 왔을 때 그때도 느꼈던 한류열풍은 어디가고 이제는 온통 반한기류이다. 올림픽 경기가 치러지는 어느 경기장이든 우리와 싸우는 상대편을 떠나갈 듯 응원한다. 중국에 있는 기업인들이나 교민들은 걱정이다.
수교당시 한국의 위상은 어디로 갔는가.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무엇이 잘못되어 이 지경이 되었는지 마음이 무겁다. 중국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면서도 위협의 땅이다. 그래서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는 절대적이다. 무역을 하든, 통일을 원하든, 평화를 희망하든 전제조건은 바로 이것, 우호관계다.
정부도 우리 국민도 철저히 세심하게 고민하여 대처하여야 한다. 더 이상 이런 상태가 계속돼서는 안된다. SBS의 북경올림픽 개막 리허설 장면 방송이라든가 그들이 보배롭게 생각하는 공자나 손문 선생이 ‘한국사람이다’라고 말하는 우리의 무책임한 네티즌도 이런 분위기에 한몫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떠들썩한 친미외교 행태에도 중국인들은 의심하고 있다. 국가간 외교는 정말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내실있게 해야 한다. 지금은 중국이 한참 우쭐할 때다. 작은 말 한마디가 그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다.
중국에 일찍이 진출한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제일 고생하는 것 같다. 특히 자녀교육문제 때문이다. 어느 기업인이 우리에게 “외국주재 국민들은 헌법상 국방의무는 있어도 교육의무는 없다”며 국가는 국민들이 세계 어디에 있든 초등과 중등교육책임을 다하여야 한다는 말에 한마디 변명도 하지 못하고 동의했다.
중국말을 잘하는 우리 자녀들은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 그런데 우리말을 못한다면 반토막 인재다. 국가가 해외 교포 자녀에게 교육투자를 해야 한다.
4박 5일 동안 중국측은 그들의 방식으로 융숭하게 대접했다. 마침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25일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13억 중국인들이 보고있다. 북경올림픽에서 1위를 한 국민들이다. 최선을 다하여 최고의 예우를 해야한다. 양 지도자들이 형제처럼 웃고, 양국 국민들의 마음을 산다면 중국 국민들의 반한분위기는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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