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올림픽은 WBC 때와 묘하게 닮아 있어 우려를 자아냈다. 본선에서 일본을 격파했지만 4강전에서 다시 만났다는 점이 불길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대표팀은 본선에서 일본을 5-3으로 밟았다. 선제 투런홈런을 내줬지만 이대호(롯데)가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렸고 상대 실책 등을 묶어 이겼다.
하지만 WBC 준결승에서 한국은 일본에 0-6 아쉬운 패배를 안았고 이번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4강전에서 일본을 상대하게 됐다.
WBC나 올림픽 모두 본선을 전승으로 마쳤다는 점도 같았다. WBC에서 한국은 예선 3연승에 이어 본선에서도 미국, 일본, 멕시코를 연이어 격파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한국은 야구종가 미국, 아시아최강이라는 일본, 아마야구 최강 쿠바를 차례로 격침시켰다. 본선에 오른 8개 팀 중 유일하게 7전 전승을 달렸다.
WBC에선 야구종가 미국이 우승을 노리고 강호 쿠바, 도미니카 공화국 등을 피하기 위한 대진표의 희생양이 됐다. 4강전까지 2번이나 맞붙었던 일본과 또다시 맞붙게 됐던 것. 같은 팀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기 힘든 상황을 감안하면 어이없는 대진표였다.
하지만 대표팀은 올림픽 4강전 승리로 이런 우려와 아픈 기억을 모두 불식시켰다. "본선에서 져도 준결승에서 이기면 된다" "WBC를 재현해야 한다"고 떠들어대던 일본 언론의 목소리도 잠재웠다.
엇갈린 한국과 일본야구의 명암이었다. 한국으로선 새로운 길몽의 길을 열었고 일본으로선 행운이 끝나고 악몽이 시작된 셈이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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