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부모님과 함께 다소 불편한 의자에 앉아 추억의 영화를 감상했던 기억이 있는 터라 가끔은 그런 정취를 느끼고 싶었다.
옛 동보극장이 있던 대전 중동. 예술영화, 독립영화, 단편영화 등 색다른 영화를 상영하는 ‘대전 아트 시네마’에 가면 조금이나마 추억 속에 젖을 수 있다.
지난 1997년 시네클럽으로 출발한 시네마테크대전은 10년간의 지역 영화문화 보급의 경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6년 ‘대전아트 시네마’로 다시 태어났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전용관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으로 지원극장에 선정되게 된 것.
과거 2년동안은 둔산동 선사유적지 인근에 위치해 있었으나, 1년전 추억의 영화관이 있는 지금의 동보 극장으로 자리를 이전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영화제, 심포지엄, 영화관련 강좌를 진행하는 강의실도 마련돼 있다.
아기자기 한 시설과 영화관의 평균 관객은 5명~10명 내외.
3년간 운영 결과 대전지역이 아트 시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관객 동원력이 적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작품 수급에도 다소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아트시네마를 운영하는 강민구 대표는 ‘시네필’의 한사람으로 한달에 1번씩은 각종 주제 있는 영화제를 하는 등 수준 있는 작품을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22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시네휴 레인보우-또다른 칸’ 영화제도 볼만한 유럽 영화들이 다수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제3세계영화, 고전영화, 칸영화 수상작, 음악영화, 주제별로 묶어 상영하는 레파토리 상영관 등 수준 있고 재미있는 구성의 영화제들이 1년 내내 열리고 있는 것.
그의 가장 큰 꿈은 영화 아카데미를 만드는 것이다.
제2의 일본의 유로스페이스를 꿈꾼다.
유로스페이스는 1개관으로 시작한 아트시네 영화관이었지만, 영화관 자체에서 활동하던 젊은 감독들이 작품을 만들던 아카데미로도 유명하다.
젊은 감독들은 독립영화를 제작하고, 유로스페이스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후진을 양성하는 시스템이다.
강 대표도 상영과 배급, 제작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대전 아트 시네마를 꿈꾸고 있다.
그의 일환으로 HD영상 제작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한편 저예산으로 내용 중심의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젊은 감독들의 작품은 대전아트시네마에서 상영 기회를 가질 계획이다.
강 대표는 “자치단체들이 영화를 관광자원으로만 보고 있는 그런 관점을 극복해야 한다”며 “영화 진흥의 본질을 깨닫고 공부할 수 있는 분위를 조성하는 것이 단시간적인 관광 산업보다 큰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 독특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싶다면, 대전 중동의 아트시네마를 찾아보자~!!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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