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칠 대전충남 민예총 사무처장 |
또한 우리는 축제를 통하여 사회 구성원간의 여러 갈등이나 차이를 넘어 공동체적 정서 교감을 하게 된다. 우리가 같이 시`공간을 공유하면서 함께 살고 있으며 같은 것을 같이 느끼면서 살고 있다는 공동체성을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축제를 구성원 모두가 열심히 참여해서 잘 만들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번에 24년 동안 해오던 ‘한밭문화제’를 대신해 새롭게 선보인 ‘H2O 페스티벌’을 참여해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선 계속되는 비 소식과 개막식도 못하게 뿌려대는 비 때문에 행사를 준비한 관계자들은 얼마나 속이 타들어 갔을까? 그래도 큰 무리 없이 행사를 치러낸 관계자분들의 노력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축제에서 받은 전체적인 느낌으로는, 우리지역에 세 개의 하천이 흐르고 금강의 중요한 줄기를 점하고 있으며 대청댐을 접하고 있어 물을 테마로 축제를 펼친다는 아이디어는 좋은 계기를 만들었다. 나름대로 기대를 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물이 갖는 속성상 사람들이 친숙하게 접근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은 흐르면서 하나가 되는 성질이 있기에 그렇게 테마를 잘 활용하면 참가자들의 정서를 모아 하나가 되는 내용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많이 하였다.
그런데 실제 행사 내용에서는 작은 물줄기가 흘러 모여 하나 되는 느낌이 아니라 어색한 작은 모임들이 따로 놀고 있는 형국이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주 행사장의 느낌을 주는 ‘물 구역(H2O Zone)', 에서는 에어 미끄럼틀, 물벼락 코너 등 여러 부스들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대다수는 어린이와 청소년 일부 만 즐길 수 있는 내용들이어서 누구나 참여해서 즐기는 축제의 근본 취지가 무색해졌다. ’물 과학구역(Water Science Zone)'에서도 초`중등 학생들의 체험 장소로만 활용되는 느낌이어서 아이가 있는 부모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들이 참여할 부분이 적었다. ‘물 예술구역(Water Art Zone)', '물 스포츠구역(Water Sports Zone)'등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같이 공감하면서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적어 많이 아쉬웠다. 일관되게 축제를 관통하는 내용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
대전의 대표 축제의 테마를 물로 정했으면 왜 대전에서 물이 축제의 테마가 될 수밖에 없는지 행사 내용에 담아져야 하지 않을까? 또한 3대 하천을 중심으로 살아온 대전 시민들의 삶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는 내용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우리의 3대 하천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좀 더 시민 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뿐더러 지역적 편중 현상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첫 걸음을 하는 것이니 만큼 많은 의견들을 수렴하고 고민해서 명실상부한 대전의 대표축제로 거듭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대전도 모두가 참여해서 맘껏 즐길 수 있는 정말로 재미있는 축제하나 가져보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