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들에게는 여전히 높은 은행문 = 대덕연구단지에 소재한 전기시설업체 자금담당 정모씨는 부족한 운영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대전 소재 한 은행을 찾았다.
하지만 퇴짜를 맞았다. 은행직원으로부터 “내부방침상 담보물없이는 대출을 해줄 수 없다”는 짤막한 답변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정씨는 은행직원에 “회사가 최근 수억원짜리 공사 수주계약을 체결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은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사정을 해봤지만 허사였다.
이 처럼 시중은행들이 경기침체에 따른 금융부실을 우려해 담보물 없는 대출을 꺼리는 등 지나친 몸사리기에 들어갔다. 중소기업 대출은 물론 우량기업과 공직자를 제외한 서민들에 대한 신용대출까지도 철저히 제한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아파트 건설을 위한 PF(Project Finance or Project Financing)자금 대출을 뜰어막아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담보대출도 감정가액의 50% 내·외만 해주고 있어 ‘금융권이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게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기업인 한모씨(54)는 “시중은행들이 저금리를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실제 대출을 받으러 가면 여러가지 제약조건을 들어 제안하고 있다”며 ”은행 문턱이 이렇게 높아서야 어떻게 기업을 운영하겠느냐”고 불만을 성토했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경제난이 지속되면서 금융권의 부실화가 우려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최근 금리상승 서민경제 빨간불 = 대전 서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모씨는 3년 전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고 무심코 지내다 최근 이자내역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당시는 저금리였고 금리에 대해 신경을 안 쓰다 최근 통장을 보니 이자가 대출받을 당시보다 40여만원이나 많아진 것이다.
은행에 문의해보니 3년 전보다 CD금리가 3%가량 올라 박씨의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도 인상됐다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9.5%에 가까워지면서 서민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9.5%를 육박하면서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대출금리가 연 7.88%~9.48%로 올랐고 국민은행 7.74%~9.24%, 우리은행 8.02%~9.12%, 하나은행 8.64%~9.24% 로 상승했다. 변동금리형 대출도 가파른 오름세다.
신한은행의 이번 주 초 주택대출 변동금리는 6.58~8.18%로 지난주 초보다 0.04%포인트 상승했으며 기업은행은 6.46~7.96%로 0.06%포인트 올랐다.
외환은행은 6.44~7.72%로 0.04%포인트 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부터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9.5%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인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주택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특히 올부터 이자만 갚는 거치기간이 끝나고 원리금 분할상환에 들어가는 대출자들이 늘면서 대출 고객들의 부담은 눈덩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리상승에 다른 이자부담으로 이자를 낮출 수 있는 상품 문의가 늘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으로 가정경제 악영향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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