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업체 ‘울며 겨자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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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업체 ‘울며 겨자먹기’

사고시 원도급업체 눈치보느라 보상 떠안아

  • 승인 2008-08-17 00:00
  • 신문게재 2008-08-18 7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공사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 원도급업체 대신 하도급업체들이 떠안는 경우가 많아 하도급업체들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원도급과 하도급이란 수직구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 고스란히 피해보상 등을 해주면서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17일 전문건설업계에 따르면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피해자가 산업재해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원도급사에서 합의금, 치료비 등을 책임지도록 돼 있다.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라 하더라도 원도급업체의 관리감독을 받고, 그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인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전사고 발생시 원도급업체가 피해자에 대해 보상금이나 치료비 등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하도급업체가 합의금이나 치료비 등을 떠안고 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원도급업체들은 향후 입찰에 감점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숨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도급업체가 합의금이나 치료비 등에 대해 원도급업체에 구상권을 청구하더라도 대부분 묵살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원도급업체가 일부라도 보전을 해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하도급업체가 책임지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안전사고에 대해 원도급업체가 자체 신고를 할 경우 입찰에 제약을 받지 않지만 아직까지 안전사고를 은폐하려는 경향이 짙다.

하도급업체들은 원도급업체들과의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이어가길 원하다보니 손해를 보더라도 외부에 알려지기를 꺼려하고 있어 불공정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건설경기 침체로 공수수주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도급업체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 사업자체를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사망 등 대형안전사고를 제외한 상당수 안전사고는 피해자가 산업재해 신청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하도급업체가 나서 합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여기에 드는 비용도 하도급업체들이 지급하고 원도급업체들에게는 말도 꺼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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