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준희 보령시장 |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무역항을 통해 7억6000만t의 물동량을 기록하고 있고, 지난 10년간 항만시설 확보율은 평균 79.8%로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지난해 세계 주요 항만의 물동량 증가율은 평균 9.9%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여건임에도 보령신항은 98년 실시설계가 완료된 상태로 축소와 연기를 거듭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당시 발표된 6개 신항 중 유독 미착공 상태로 남아있다. 서해안의 중심부에 위치한 보령신항은 서해안에서는 드물게 수심(14~28m)이 좋아 수천억 원이 드는 준설도 필요 없다. 앞에 있는 섬들이 천연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 천혜의 여건이다. 세계경제와 올림픽에서 미국을 앞지르는 중국과 최단거리다.
실시설계를 완료한지 꼭 10년이 된 보령신항, 이제 여건은 예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첫째, 새로운 물동량 창출이다. 지난 5월 러시아 DI그룹과 6억 5천만달러 외자유치로 100% 분양 완료된 관창산단 443만t, 영보GS산단 180만t, 중부권 내륙화물기지 210만t, 서해안 고속도로 2602만t 등 물동량이 급증추세다. 둘째 충청권 중남부 지역에서 창출되는 물동량을 원활히 처리하기 위한 새로운 거점항만이다.
포화단계인 당진`평택항과 군산항의 물류를 분산시키고 행정도시와 충북권의 배후항만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 셋째 사통팔달의 광역 교통망이 구축돼 물류 접근성이 좋은 점이다. 남북으로는 호남선과 연결된 장항선, 서해안고속도로, 추진 중인 서해선 철도, 제2서해안 고속도로, 동서로는 충청선 철도, 서천~공주간, 공주~청원간, 보령~공주간 고속도로 등이 개통되거나 계획 중이다.
넷째 국가적 물류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 부산항까지 40피트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할 때 100만원이 드는 물류비를 보령신항이 개발되면 60%가 절감된 40만원이면 가능하다. 다섯째 충남 서북부의 물류 잠재수요가 무한하다. 내년 5월 착공되는 홍성 도청 신도시와 홍보지구 보령호 간척지 활용, 관창산단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부품클러스터와 추가 산단 조성 등 여건 변화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다행히 서해안의 물류환경 개선과 발전을 위한 2개의 특별법이 최근 시행중이고 제정중이어서 보령신항 개발에 청신호로 기대된다. 지난 6월 28일부터 동서남해안권의 관광`물류 등 체계적인 발전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동서남해안발전특별법'이 시행되고 있다. 또한 신항만,신공항 개발사업의 신속한 사업추진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신항만,신공항개발촉진법제정안이 지난 13일자로 입법예고 되어 내년 상반기 시행 예정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목하에 부산` 광양항을 중심으로 한‘투 포트(two-port)정책’도 좋지만 물류는 분산이 원칙이다. 지난 1980년부터 최근까지 항만시설 확충 투자한 정부예산은 총 13조원이 넘는다. 그중 충남 서해안에는 2%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볼 때 충청권 홀대론을 넘어 충청권 천대론까지 나오는 정책적 차별의 대표산물이 아니라고 누가 부정하겠는가.
충남도와 보령시는 내년 정부예산에 보령신항 보완설계비와 어업보상비로 100억원을 신청해놓고 있다. 지역간 소통과 균형발전을 위해 정부와 국회의 결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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