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욱 목원대 교수. 대전시 정책자문위원 |
하버드대 교수 새뮤얼 헌팅턴(Samuel P. Huntington)은 그의 저서 『문화가 중요하다』에서 1960년대 한국과 가나의 경제상황이 비슷했지만 지금은 가나의 1인당 GNP가 한국의 15분의 1수준인 것은 문화가 결정적 요인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대전이 이렇게 발전을 이룬 것은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가?
대전의 도시자산을 전통, 과학, 국방이라는 시각에서 분석을 해보면 대전의 강점(strength)은 동쪽에는 우리의 전통이 살아 숨 쉬고 있고, 서쪽은 한국의 실리콘밸리라 하는 대덕연구단지가 있다. 대덕연구단지는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혁신자원이 집적된 지역으로 인구 1만 명 당 연구원 수, 연구비, R&D(연구개발)예산 등의 연구개발 투입지표를 보면 전국에서 최고의 집적패턴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국방의 핵심인 계룡대, 자운대도 상주해있다.
또한 충남에서 유치한 백제문화제(전국3대축제), 보령머드축제(대표축제), 금산인삼축제(유력축제)를 찾은 수많은 국내외 관람객들이 유성의 숙박시설을 이용했다. 대전이 충남의 관광문화산업벨트를 받쳐주는 배후도시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의 문화코드는 무엇일까? 대전 시민의 문화적 특징과 차별성을 찾아내서 도시의 번영을 결정하는 생산성과 연결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발전방향인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인재육성이 시급하다. 창조도시의 핵심은 기업의유치가 아니라 어떻게 창조적인 인재를 육성하고 지역으로 유인해서 사회적 네트워크의 매듭에 서서 그들의 창조성을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가 관건이다.
지금은 과도기다. 근, 현대사의 고리역할은 전통이라는 키워드 속에 답이 담겨져 있다. 지역고유의 문화를 발굴하고 전통 계승하는 동시에 현대적인 감각,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중시해야 한다. 그러면서 대전의 문화도시가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리라 믿는다. 21세기의 창조적 비전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모방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창조를 해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꾸준히 학습을 통해 내공을 쌓고 새로운 지식의 축적으로 다른 분야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외공을 쌓아야 경쟁력이 생긴다.
지난 봄 회덕향교에서 석전제(釋奠祭)를 드리는 모습을 보고 조선조 후반부를 하나의 학파로 묶은 유생들의 글 읽는 소리가 귓가에 잔잔히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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