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음식점에도 위장취업…기막힌 세상

소규모 업소 피해 잇따라

금산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A(28)씨는 지난 6월말께 종업원을 고용했다 큰 낭패를 봤다.

배달일을 하던 종업원이 취업 3일만에 수금한 음식대금과 배달용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난 것. 가뜩이나 종업원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다 별다르게 신원을 확인할 방법도 없어 믿고 고용했다 ‘발 등을 찍힌` 셈이다.

A씨의 경우 처럼 사람 한 번 잘 못 썼다 ‘큰 코 다치는`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신원 확인에 소홀한 음식점이나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아예 금품을 노리고 위장취업하는 경우도 많아 업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서구 도마동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1)씨는 지난 3월께 종업원에게 가게를 맡기고 자리를 비웠다 금고 안에 있던 현금 100여 만원을 도난 당했다. 당시 고용했던 종업원이 처음부터 금품을 훔칠 마음을 먹고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위장 취업 했던 것. 김씨는 잃어버린 돈도 돈이지만 한 번 당하고 나니 종업원을 고용하는 것 자체가 두려워 졌다.

아산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이모(54)씨도 얼마전 종업원을 잘 못 고용했다 뒤늦은 후회를 해야 했다. 평소 성실함을 믿고 신뢰했던 종업원이 금품을 훔칠 목적으로 위장 취업해다는 사실은 안 것은 종업원 B(22)씨가 자신의 지갑 안에 있던 320만원 가량의 돈을 훔쳐 달아난 뒤였다.

또 지난달 대덕구 와동의 한 중국음식점에서는 종업원 김모(41)씨가 주인이 현금을 보관하는 장소를 미리 알아낸 뒤 360여 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특히 이런 절도 사건의 경우 우발적인 경우보다 계획된 범행인 경우가 많아 주의가 당부된다. 실제 금품을 훔칠 목적으로 여러 곳에 위장취업한 뒤 절도 행각을 벌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음식점 등 소규모 업소의 경우에 종업원 고용시 신원 확인 등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범행 대상이 쉽다”며 “종업원 고용시 반드시 신원을 확인하고, 금품 보관 장소 등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