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11시 대전 서구 둔산동 한 사무실. TV가 없는 이곳 사무실에 직원들은 모두 자기 자리에 앉아 업무에 집중하는 듯하다.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간간이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 업무시간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오늘은 달랐다. 컴퓨터 팝업 창으로 베이징 올림픽 실시간 중계를 켜둔 채 틈틈이 챙겨보거나 책상 밑에서 DMB 핸드폰으로 공중파 방송을 지켜본다. 간부가 다가오면 일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기본이다.
회사원 강철호(29)씨는 “지난 아테네 올림픽 때처럼 경기 관전을 위해 밤샘은 없지만 낮에 일에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다”며 “퇴근할 때서야 부랴부랴 일을 서두르게 된다”고 말했다.
오후 3시 대전 서구 한 대학교 도서관.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만 메아리치던 도서관에 순간 작은 탄성이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터진 탄성은 일부 학생의 짜증 섞인 호통으로 다시 잠잠해졌다. 곧 이어폰으로 올림픽 경기 중계자의 육성이 흘러나오면서 소란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DMB시청 금지`라는 푯말이 무색하게 열람실 곳곳에서 올림픽 관람이 계속되는 것이다.
도서관을 찾은 오승근(26)씨는 “무선인터넷이 되는 노트북이 있지만 신경쓰여 오늘은 가져오지 않았다”며 “올림픽 경기를 볼 때는 제발 도서관에서 나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아직 초반에 불과해 올림픽 경기를 두고 벌어지는 일상은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