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논리적 대응보다는 두 기관간 감정싸움으로 비화돼 우려감 마저 들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 11일 주공과 토공 통폐합 등 41개 공기업에 대한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토공과 주공의 통폐합은 이미 15년 전부터 6차례에 걸쳐 정부차원의 통폐합 논의가 이뤄졌지만 정치 논리에 부딪쳐 결과물 없이 번번이 무산됐다.
통폐합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주공은 반긴 반면, 토공은 결사반대를 주장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찬성 논리나 반대 논리도 예전과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기관의 대립이 여느 때 보다 격렬해진 모습이다.
지난 11일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 발표에 이어 주공 노조가 내 논 성명서에는 “토공 노조의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극렬한 통합 반대 공작은…, 한층 격렬하고 교묘해질 토공 측 반대 공작에…”라며 마치 토공이 엄청난 잘못을 하고 있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주공 관계자는 “국민과 국가, 노동자를 위해 통합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통폐합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홍보물 배포, 언론매체 광고 게재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공에 대한 토공의 비난 수위도 사정은 비슷하다. 마치 주공에서 정부나 국회에 로비를 벌여 통폐합이 추진되는 것처럼 극한 감정을 보이고 있다.
12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토공 노조의 통폐합 반대 집회에서 “주공은 지난 2000년 노조 스스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공적 기능을 다했고 민간과의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진단이 나왔다”며 임대주택을 통해 서민 생활안정에 기여한 주공의 역할을 깍아 내렸다.
토공 관계자는 “정부가 통폐합 안을 거의 만들어 놓고 속전속결로 처리하려고 하기 때문에 오는 14일 열릴 공청회도 단지 명분 쌓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며 “다만 통폐합이 추진되더라도 정치 논리에 따른 국회 통과 등 여러 난제가 산적해 있어 예전처럼 또 다시 흐지부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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